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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무너진 대중교통 방역 "마스크를 잘 쓰는 수 밖에"
기사들 "승객 직접 대면 시 감염 부담"
2021-01-06 15:41:32 2021-01-06 16:37:5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승객이 말을 걸 때가 가장 불안해서, 마스크를 다시 고쳐 쓰곤 해요." 
 
최근 서울에서 택시기사, 버스기사 등이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서울 지역 대중교통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택시회사에서 총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데 이어 서초구 소재 한 택시회사에서도 기사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버스기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 오전 9시쯤 서울 을지로 인근에서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기사 방현철(63세)씨는 마스크를 눈 바로 아래까지 치켜올려썼다. 방 씨는 택시기사의 잇다른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안하다고 했다.
 
방 씨는 "최근 택시기사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아직 피부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불안하다"며 "매번 다른 승객을 접하는 만큼 방역에 신경 써야하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객을 태워서 이동을 하는 동안이 가장 불안하다고 말했다. 방 씨는 "승객이 말을 걸거나, 기침을 할 경우에는 불안하다. 마스크를 다시 추켜 쓰곤 한다"며 "아무리 차를 닦고, 문지르고, 소독을 하더라도 비말(침방울)로 코로나가 전염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6일 방호복을 입은 사람이 버스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승객이 먼저 조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승객들도 환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택시에 타자마자 "창문 좀 열게요"라고 이야기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택시보다 승객을 더 많이 태워 나르는 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버스 방역을 주기적으로 철저히 하지만, 승객과 기사간 직접 대면할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박경준(62세)씨는 "버스나 택시, 지하철 등 소독을 주기적으로 하기 때문에 전파가 쉽게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승객과 기사간 직접 이야기를 할 경우에는 전파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는 택시나 지하철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원 밀집도가 덜하기 때문에 마스크만 잘 착용하더라도 전파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방역보다 마스크 착용이 감염을 더 잘 막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5월13일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때문에 아직까지 대중교통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중교통에서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다. 최근 확진된 기사분들의 경우 가정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 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감염이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마스크 효과를 신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여의도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을 하는 A(32세)씨는 "대중교통 이용시 다른 대안은 없고, 마스크를 잘 쓰는 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이 발령된 지난해 11월13일 강원 춘천시 한 시내버스 안에 탄 승객들이 전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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