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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몸집 줄인 지방은행
주요 은행 35개 점포 감축…경남은행 19개 최다 축소…대면 영업 보다 비대면 사활
2020-11-29 12:00:00 2020-11-29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방은행들이 올 들어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충격이 지역 경기 악화로 이어지면서 업무 효율화 전략이 불가피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일부 지방은행은 통합 문제가 재차 언급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점포재조정 계획에 따라 오는 12월31일까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구암동지점 등 7곳의 점포 업무를 마무리한다. 이달 2일에는 삼호동지점 지점을 인근 영업점으로 통폐합하는 등 올 들어서만 영업점 19곳을 정리했다.
 
대구은행도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봉산점을 비롯해 올해 영업점 8곳을 정리했다. 부산은행이 6곳, 전북은행 2곳 등 지방은행들은 올해 총 35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하며 규모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2017년 영업점 14곳을 축소한 이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방은행의 업무 효율화 움직임은 코로나로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높은 지역경제 의존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로 지방 경제의 주축으로 꼽히는 수출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도 덩달아 줄어드는 양상이다.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이 거둔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8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04억원보다 15.4% 하락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거점 지역에 있더라도 주요 거래는 시중은행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기업과 연계된 중소기업과 사실상 상생하고 있어 지역 경기에 실적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영업점 축소에 더해 지역은행 간 통합, 희망퇴직 움직임도 일고 있다. 최근 경남은행은 부산은행과의 통합 논란이 불거지면서 노조와 사측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138930) 회장이 10월 부산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 탓인데, 경남은행 노동조합 반발에 따라 통합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대구은행은 1년 반 만에 명예퇴직을 재개했다. 올해 만 56세가 된 1964년생이 대상자로 총 41명을 받을 예정이다. 31명은 지난 7월31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나머지 10명은 올 연말로 퇴직 시기를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구은행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의 월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반면 지방은행들은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존 방식의 영업으로는 인터넷은행까지 끼어든 은행 영업 환경에서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자체 앱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 외에도 토스·핀다 등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로 대출 유입을 이끌고 있다. 일부 은행은 한 달간 제휴사를 통해 유입된 비대면 대출 비중이 전체에 62.8%을 차지할 만큼 비즈니스의 새 활로로 삼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올해 35곳 영업점을 축소하는 등 경영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돼 한 때 한산했던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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