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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증시 전망…개인 "하락 조정 온다" VS 기관 "더 오를 것"
개인, 이달 곱버스 6천억 베팅…상승 랠리에 수익률 -21.7%…기관은 레버리지 순매수
2020-11-23 07:49:46 2020-11-23 07:49:46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증시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수를 역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반면, 기관은 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 ETF에 베팅하고 있다. 개인들이 주도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변화한 가운데 어느 쪽이 큰 수익을 가져갈지 주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론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단발성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코덱스(KODEX)200 선물 인버스2X'다. 이 기간 동안 5965억원 순매수했다. 코덱스200 선물 인버스X2는 코스피200 선물이 하락률의 2배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이른바 '곱버스' ETF다.
 
'코덱스 인버스'로 코스피200 지수가 내릴 때 수익을 얻는 상품으로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랭크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코덱스 인버스를 1152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앞으로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이달 들어 기관은  '코덱스 레버리지'를 4582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코덱스 코스닥150 레버리지' 역시 1177억원 가량 사들였다. 두 ETF는 인버스 상품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코스피200나 코스닥150 지수가 오를 때 상승률의 2배 만큼 수익을 돌려준다.
 
이달 중 지수 흐름을 보면 증시 상승에 베팅한 기관의 판단이 옳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11.9%, 8.0%씩 올랐다. 특히 코스피는 미국 대선 이슈가 해소 된데 이어 원달러 환율 약세, 백신 개발 희소식 등에 힘입어 2500선을 돌파,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덱스 레버리지'와 '코덱스 코스닥150 레버리지'의 수익률 역시 각 26.3%, 17.4%씩 급등했다. 반면 개인이 베팅한 '코덱스200 선물인버스2X'는 4400원에서 3445원으로 21.7% 하락했고, '코덱스 인버스'도 11.5% 내렸다. 특히 두 상품은 지난 17일 각각 사상 최저점인 3395원, 4945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지수 방향성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초에 인버스 투자로 몰린 데는 미국 대선 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개인들의 예상과 달리 백신 결과가 기대보다 잘 나왔고 대선이 결과적으로 불확실성 확대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크게 상승추세로 가는 요즘 중간중간 조정이 일어나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인버스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특히 레버리지, 곱버스 등 방향성에 투자할 땐 변동폭 큰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하며, 단기투자 중심으로 하되 만일 방향성 예측이 틀렸다면 바로 손절하는 등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현실화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의 상승 랠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2900포인트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 소식은 국내 수출주에 큰 수혜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상단 2700p를 제시하며 "내년 수출이 기자효과를 기반으로 개선되면서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국내 수출 증가율 정점이 코스피 정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단기적으론 단발성 조정장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신흥국 전반에 투자하는 GEM(Global Emerging Markets) 펀드로의 자금 유입 강도를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도 "코스피가 기술적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는 점은 부담"이라고 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상승 피로도가 경계된다"며 "3코로나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주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관심이 코로나로 이동하면서 코스피는 이번주 2500~2580선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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