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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바젤3 조기 도입에 자본비율 숨통
국민·신한 등 3분기 평균 17.24%…은행들 "대출 확대는 글쎄"
2020-11-07 12:00:00 2020-11-07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이 바젤Ⅲ 최종안 조기도입으로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19로 높아진 자금 수요에 맞춰 대출 여력은 확충했지만, 잠재부실 위험이 여전한 데다 보증서 대출의 한도가 줄고 있어 당장에 대출 확대를 이끌지는 못할 모양새다.
 
5일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3분기 BIS비율은 평균 17.24%로 전분기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BIS비율은 은행이 부실 우려가 있는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자기자본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시중은행 당 200조원에 달하는 RWA를 보유하고 있어, 0.1%포인트를 올리는 데도 수천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3분기 BIS비율이 18.77%로 전분기(15.53%) 보다 3.24%포인트 상승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17.22%, 우리은행은 17.60%로 각각 2.84%포인트, 2.80%포인트 늘었다. 반면 하나은행의 3분기 BIS비율은 15.37%로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큰 폭의 자본적정성 개선은 금융당국이 자본규제인 바젤Ⅲ 개편안 도입시기를 오는 2023년에서 지난 6월로 앞당긴 탓이다. 일부 기업대출의 부도 시 손실률과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하향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당국은 은행들이 코로나에도 대출 지원에 소극적이지 않도록 규제 개편을 서둘렀다.
 
이 때문에 은행별 RWA는 3분기 들어 많이 감소했다. 4대 은행의 RWA 합계치는 2분기 772조원이었으나 3분기 들어 690조원으로 82조원 급감했다. 앞서 하나은행의 경우 바젤Ⅲ 개편안 도입 시기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어 3분기 RWA가 4조원가량 오르는 등 이들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 장기화로 잠재부실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 여력 확대가 당장에 은행의 적극적인 대출 태도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변경된 규제기준에도 은행들은 추가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여력을 계속해 늘리는 추세다. 게다가 보증서 대출이 한도에 다다르면서 대출 지원에 부담이 덜한 영역도 규모가 축소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증서 대출 잔여한도가 줄고 있어 이미 일부 은행에선 가계대출 관련해선 조이기 시작하는 분위기"라면서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업·가계 모두 대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본규제 개편으로 시중은행들의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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