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KB금융 노조추천이사 찬성할까
최근 주주권행사 시도 늘어…여권, 노조에 힘 실어주는 양상…"외인지분 많아 통과 미지수"
2020-10-29 14:54:17 2020-10-29 14:54:17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KB금융(105560)지주와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이 주목된다. 과거와 달리 여당에서 KB금융 노조에 힘을 싣는 데다 국민연금이 최근 시장과 다른 입장을 통해 경영에 영향을 주는 주주권행사 시도가 늘었기 때문이다. 업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져도 높은 외국인 지분 탓에 노조 측 사외이사 탄생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선임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KB금융은 ESG경영에 추가 전문가가 투입돼야한다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배경과 관련해 이미 전문위원회 구성을 마쳤고, 이사회 운영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금융 노조는 이에 즉각 반발하며 "주주제안 안건에 대한 찬성 의결권 권유 대리를 공시하고, 이사회의 논리를 반박하는 적극적인 주주 설득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라면서 "국민연금이나 ISS 등 의결권 자문기관에서도 이번 주주제안에 합리적인 판단을 해 줄 것"이라고 했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두 번은 주총에서 부결됐고, 나머지는 결격사유로 추천을 철회했다.
 
국민연금은 2018년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여당이 KB금융 노조에 힘을 보태고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KB금융 노조 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8월 말 여당 최고위원이 됐고,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KB금융 노조가 개최한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의 운용 전략 역시 변했다. 지난 27일 LG화학 물적분할과 관련해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 등과 반대 입장을 냈다. 통상 90% 일치된 의견을 보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르면 주주가치와 기금의 이익을 동시에 고민하도록 돼 있다.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것은 둘 다 해친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중립도 아닌 반대를 냈다는 점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정부 영향이 크고, 여당 덕에 노조 측 힘이 예전과 달라진 건 사실이나, KB금융은 외국인 주주 비율이 65% 수준인 상황"이라면서 "국민연금이 추가 이사 선임에 동의하더라도 실제 노조추천이사가 탄생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금융사 지배구조 등 경영과 관련해 개입 의지가 커진 양상이다. 당초 KB금융 임시 주총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을 묻기 위해 소집됐는데,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보유율을 지난해 말 9.55%에서 최근 9.96%까지 끌어올렸다. 작년에는 조용병 신한지주(055550) 회장의 연임 결정을 앞두고 지분율을 9.95%까지 높였다. 현재는 지분율 9.12%를 유지 중이다. 실제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해 말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의결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권한은 확대됐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지난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두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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