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조성했다.
시는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Ray Oldenburg)가 주장한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에 착안해 광진구 용마초등학교와 동작구 영화초등학교·영등포중·고등학교에 학생 모임 공간을 만들었다고 10일 밝혔다.
광진구의 경우 학생 수가 서울시 평균에 2배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학교 주변에 학생들이 활동할만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시는 용마초등학교 기존 창고를 리모델링한 ‘아이앰그라운드’라는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아이앰그라운드는 약 53㎡(16평) 규모로 내부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소그룹모임 공간, 야외테라스로 구성됐다. 운영은 사회적기업 마노컴퍼니가 시범적으로 맡아 운영한다.
또 동작구 영화초등학교와 영등포중, 고등학교 인근에는 학생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거점쉼터 3곳이 만들어졌다. 해당 학교 일대는 도시계획사업 추진지역으로 다세대 주택 밀도가 높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교육복지지표가 낮은 편이다.
특히, 세 학교는 하나의 통학로로 이어져있어 등하교 시 학생들끼리 마주칠 기회가 많지만 근거없는 오해나 소문으로 상급학교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낙후된 통학로 곳곳에 조명과 밝은 느낌의 디자인을 입히고, 하나의 통학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3개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도록 조성했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취약지역 대상지를 선정해 ‘학교폭력예방디자인’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사후조치나 훈시적 정책이 아니라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적 원인을 분석해 디자인으로 공간을 개선해 학폭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은평구 충암중학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은평구 충암중, 도봉구 방학중, 송파구 배명중학교, 성북구 장곡초등학교 4곳에 학생공간을 조성했다.
시는 올해부터 학교폭력예방디자인을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으로 바꾸고 학교폭력 예방을 비롯한 청소년 문제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해 추진한다.
김선수 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사회문제해결디자인 조례’ 제정에 힘입어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학교폭력뿐 아니라 범죄예방, 치매예방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조성된 중등거점 공간에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