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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26일 16: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증권(001510)이 올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호황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SK증권은 그간
SK(003600)그룹의 핵심 자금 조달 파트너 증권사로서 IB 부문 가운데 특히 채권자본시장(DCM)의 강자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SK그룹의 실적 회복이 오히려 채권 조달 시장 이탈로 이어지면서, 올해 DCM 첫 성적표에서는 다소 아쉬운 실적을 받아들었다. 이에 SK증권 IB는 주식자본시장(ECM) 역량 강화와 틈새시장 집중 전략으로 방향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 실적 상승기에 존재감 약해진 SK증권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3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이번 발행에서 SK에코플랜트는 1년물, 1.5년물, 2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각각 330억원, 1140억원, 153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정했다.
같은 날 SK인천석유화학도 156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 발행조건을 결정했다. 2년물과 3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각각 860억원, 700억원 규모다. 회사는 2월 중 청약을 마감해 상반기 첫 자금 조달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SK그룹 계열사 채권 발행에서 SK증권은 SK에코플랜트 1년물 180억원, SK인천석유화학 2년물 360억원의 인수 실적을 기록했다. 주관 실적 역시 SK에코플랜트 330억원, SK인천석유화학 430억원에 그쳤다.
SK증권은 2017년 SK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에도 SK그룹의 주요 자금 조달 파트너 증권사 역할을 이어왔다. 특히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시장의 대표적 빅이슈어인 SK그룹의 채권 조달을 사실상 도맡으며 <IB토마토> 리그테이블 기준 주관·인수 실적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SK그룹 계열사 실적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실제 연초에 주로 채권을 발행하던
SK하이닉스(000660)는 채권 시장에서 이탈했다. 또한 지주사 SK 역시 계열사 배당이익 증가에 힘입어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그나마 진행된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선 그간 DCM에서 이름을 보이지 않았던 중형 증권사들이 속속 이름을 올렸다. 유안타증권은 SK인천석유화학 3년물 100억원을 인수했고, BNK투자증권도 SK에코플랜트 2년물 100억원을 인수했다.
주요 고객사의 시장 이탈과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SK증권은 올해 DCM 부문에서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1월 기준 SK증권의 DCM 주관 실적은 8387억원, 인수 실적은 6560억원으로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IB 다변화 전략...흑자 전환 지속 기대감
SK증권은 지난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SK증권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326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 각각 833억원, 1079억원의 순손실과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등이다.
(사진=SK증권)
4분기까지의 세부 사업 부문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기준으로 보면 흑자 전환의 핵심 동력은 IB 부문 수익성 회복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증권은 IB와 자기매매 부문에서 각각 681억원, 5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결국 SK증권이 흑자 전환 이후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IB 부문 수익성 유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대형 고객사의 이탈로 DCM 중심의 기존 수익 구조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에 SK증권은 ECM 조직 강화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IB총괄 산하 기업금융1본부를 2개 본부로 분리하고, 기존 기업금융2본부는 ECM본부로 격상했다.
아울러 지난해 실적 회복 과정에서 존재감이 확인된 운용 인력도 확대했다. 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등을 담당하는 패시브(PASSIVE) 영업본부를 신설해 IB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적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ECM 확대 전략은 단기적으로 사업 위험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은 지난해 ECM 실적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수익 확대에 성과를 냈지만, 주관 딜 상당수가 한계기업 자금 조달 등 고난이도 거래에 집중돼 있다. 실제 지난해 추진된 이브이첨단소재 유상증자 주관 건은 지난해 11월 최종 철회됐다.
SK증권 역시 최근 IB 시장 경쟁 격화를 체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중형 증권사로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부터 ECM 조직을 비롯해 IB부문을 확대했고, 올해 초순까지 일정부문 성과도 냈다"라며 "물론 최근 IB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확대된 조직의 업무 집중력을 강화해 이전보다 체계적인 딜 소싱과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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