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이후 벌어지고 있는 물류대란 사태와 관련해 한진해운 대주주와 한진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주주와 그룹이 책임을 지고 나선다면 정부나 채권단이 한진해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임 위원장은 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긴박한 현안은 바다 위의 화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할 책임은 분명히 한진해운에 있고 한진해운은 여전히 한진그룹의 계열사"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룹 차원에서 한진해운 재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9월 금융개혁 정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법정관리 돌입 이전에 한진해운이 돈을 받고 화물을 실었으니, 운송책임은 한진해운에 있다는 것이다.
법정관리 이후 빚어진 물류혼란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한진이 법정관리 신청 이전에 정상적인 영업행태를 유지했고, 한진이 사전대책 수립과 관련한 협조에 탐탁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서 물류 차질 문제에 완벽히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한진그룹 전체의 신용과 연결돼 있는만큼 도의적 책임만 갖고 피해서는 안된다"며 "대주주와 그룹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는데도 채권단이 돈을 내라거나 정부가 보증을 서라는 등 요구는 원칙과 사회정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임 위원장은 "채권단이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한진그룹은 올해 2000억원 정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한진그룹과 대주주가 적극 나서줘야 하는 것이며, 이를 전제로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필요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산업은행이 한진 측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중소협력업체 및 중소화주들의 유동성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대출에 대한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일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산업은행·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의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서는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만기는 1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재원 8000억원을 활용해 신보와 기보에서 보증비율을 85%에서 90%로 우대하고 보증료율을 0.2%포인트 깎아주는 식의 특례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한진해운 중소협력업체와 중소화주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경영안정자금도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각각 1900억원, 1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비상대응반'을 꾸리고 협력업체 상황을 점검해 이들 업체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설치 돼 있는 금감원의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와 4개 정책금융기관의 지역 현장반도 가동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진해운의 협력업체는 457개, 채무액은 약 640억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중소기업은 402개로 평균 채권액은 약 7000억원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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