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체질개선 나선 패션업계
코로나 직격탄 비상 경영 체제 돌입…온라인 사업 확장
2020-05-03 06:00:00 2020-05-03 06:00:00
형지 I&C가 온라인 전용으로 선보인 여성복 브랜드 '본이'. 사진/형지 I&C
패션기업들이 사업다각화로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수년간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신사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섬유·패션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패션 기업 중 수출 비율이 높은 의류 벤더는 세아상역·한세실업·한솔섬유 등 ‘빅3’를 비롯해 신성통상·신원·풍인무역·최신물산 등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거래처들의 취소가 본격화되자 관련 사업부를 축소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내수 비율이 높은 패션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바바패션·아이올리·부래당·동광인터내셔널 등은 임직원을 상대로 임금 삭감과 무급 휴가를 진행했고, LF는 지난 3월 자진 반납 형태로 임원 급여를 30% 삭감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도 인력 구조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패션만으로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사업다각화에 나서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MLB’ 등의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는 F&F는 최근 벤처 투자 및 기타 금융 투자업에 진출키로 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은 사업목적에 여행업을 추가했다. 항공권 발권, 국내외 출장 및 여행관련사업시행 등을 위한 목적이다. 스포츠 브랜드 배럴은 부동산 임대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물류창고 일부 임대에 따른 사업목적 발생에 대응했다. 속옷 전문업체 좋은사람들 역시 의약품, 의약외품, 보건용품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무신사는 원스톱 쇼핑 플랫폼을 지향하며 최근 화장품 판매를 본격화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이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자 온라인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형지 I&C는 지난달 프렌치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본이'를 온라인 전용으로 선보였다. LF는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를 최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앞서 신규 온라인 전용 브랜드인 던스트를 내놨다. 신원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비키’를 온라인 브랜드로 변경했다. 신세계인터내샬도 자체 여성 브랜드인 지컷을 통해 1030을 주 타깃으로 한 온라인 전용 라인을 선보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비즈니스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패션 산업 구조의 재편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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