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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하나은행, 대포통장 1년새 13% 급증
작년, 4835개로 557개 늘어…타행보다 약한 '명의자 거래제한' 탓
2020-09-17 15:01:54 2020-09-17 15:01:54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하나은행에서 사용된 사기이용계좌(대포통장) 수가 1년 사이 13%나 증가했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대책들을 마련하는 가운데, 은행도 고객의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 대응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해 지급정지된 계좌 수는 4835개로 전년(4278개) 대비 13.0% 증가했다.
 
대포통장 증가에 따라 하나은행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감소 폭 확대는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경쟁 은행보다 약한 고객 규제로 대포통장 사용에 대한 낮은 경각심을 주는 탓도 있어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는 대포통장 명의인에 대해 신규계좌개설 및 현금카드 발급 등 업무의 제한기한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금감원과 은행연합회는 예금주의 통장관리 인식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은행권 내 대포통장 명의자 거래제한 공유기한을 1년에서 3년으로 조정하기로 했는데, 이 기준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한·우리은행은 최근 관련 내용을 정비하면서 자행 대포통장 거래 제한기한을 5년으로 조정했다. 은행권 거래제한 공유기한보다 2년 더 길다. 이들 은행은 계좌 수 확대보다 고객들의 신뢰 훼손을 더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비밀번호·인증방식 등을 알아야 하기에 대포통장 사용은 예금주 동의가 없었단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부터 개정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신고포상금에 관한 규정 시행 세칙'을 적용하고 있다. 평가 대상기간 동안 발급된 새 수시입출금 계좌 중 대포통장 비율이 0.4% 이상일 경우 금융회사는 개선계획을 감독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대포통장이 범죄 수익의 통로가 되는 만큼 은행의 관리 책임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하나은행에서 사용된 대포통장이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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