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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멀고 먼 운항재개의 길
운항증명(AOC) 정지 이후 검항증명도 위기
카드사 "항공권 취소대금 90억원 지불하라"
2020-08-12 16:13:19 2020-08-12 16:13:19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스타항공이 제3 인수자 물색에 나서며 운항 재개를 위한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운항을 위한 각종 허가도 취소 위기인 가운데 이스타항공 항공권 취소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카드사들의 항의도 빗발치면서 운항 재개가 더욱 멀어지는 분위기다.
 
12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까지 국토부에 항공기 안전 개선 조치를 전달하지 않을 경우 감항증명서(항공기 안전 보증) 효력이 중지되거나 유효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감항증명서는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필수 증명서로, 이스타항공이 운항 재개를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고 해도 감항증명이 없인 운항에 나설 수 없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제주항공이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한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서울지방항공청은 이스타항공 항공기 수시현장검사를 시행한 결과 안전 확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개선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개선조치 요구 최종 기한인 이날 항공기 안전 개선 조치 사항을 서울항공청에 전달했다. 서울항공청은 이를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항공청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으로부터 안전 개선 조치 관련 정식 문서가 전달되면 안전 기준에 맞는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요구되는 조건이 충족돼야만 감항증명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항공청은 앞선 현장 검사 결과 이스타항공이 지난 3월 셧다운에 돌입한 이후 부품 교체 및 필수 정비 항목 64건이 미이행됐음을 확인했다. 또 지난 2월과 6월 보잉사의 정비 계획 자료를 정비에 반영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문제는 감항증명만이 아니다. 카드사 항공권 취소대금 문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들의 항공권 예매 취소가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은 환불금을 지급해야 했는데,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항공사들이 이를 지불할 여력이 안 되자 앞서 카드사들이 취소금액을 대신 지급한 바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4월 이후 카드사에 취소대금을 환급했지만,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최근 법원에 "이스타항공이 취소된 항공권 환불금을 카드사에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신청했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에 이어 현대카드, 하나카드 등도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이스타항공에 받아야 할 취소대금은 약 90억원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의 '제3 인수자 찾기'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사모펀드 3곳, 일반 기업 2곳과 재매각을 논의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제3의 인수자가 투자를 통한 유상증자로 들어오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초 지난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함께 '이스타항공 살리기'를 위한 청사진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이스타항공이) 회생하고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논란을 없애기 위해 지분을 헌납했고 그간 경영자가 있어서 한발 비켜서 있었는데, 불이 났으니 불부터 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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