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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공모주 투자 전 증권사별 청약자격 확인
미래에셋·KB 문턱 낮고 한투·NH 까다로워
공모청약 빈번하다면 문턱 높은 증권사 베이스캠프 삼아야
2020-06-10 13:00:00 2020-06-10 13:08:15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 투자자 A씨는 어제 마감된 에스씨엠생명과학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청약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비대면 계좌를 개설했다. 그리고 이 주식의 공모가 1만7000원과 개인 청약한도 3만주, 증거금율 50%를 감안해 여러 곳에서 2억5500만원을 모아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입금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청약할 수 있었던 주식 수는 5000주에 불과했다. 3만주는 한국투자증권이 정한 최고우대조건에 해당하는 고객들에게 주어진 300% 한도를 적용한 경우였고, 일반고객은 100%가 적용된 1만주 한도였던 것. 더구나 새로 계좌를 만든 A씨 같은 경우엔 그 절반인 50% 한도가 적용돼 5000주만 청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청약경쟁률 814.9대 1을 기록했다. 결국 A씨는 2억5500만원을 넣어 공모주 6주를 받은 셈이 됐다.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업공개(IPO)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달에만 스팩(SPAC)를 제외하고도 8개 기업이 공모를 진행한다. 이중 에스씨엠생명과학이 8~9일에 걸쳐 청약을 받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일과 모레(11~12일)는 엘이티가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청약을 받을 예정이고, 이어서 젠큐릭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마크로밀엠브레인, SK바이오팜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표 참조> 특히 이중에서도 SK바이오팜은 대어급으로 상당한 유동자금을 끌어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공모투자 기회가 많다고 해서 모두 청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모청약일과 청약잔금 환불일을 잘 따져가며 투자할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공모를 진행하는 주관사의 청약자격부터 확인해야 A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아무리 공모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도 모든 증권사의 계좌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여러 상황을 감안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우선 IPO 주관사 역할을 자주하는 증권사에 계좌를 터야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몇 년전부터 증권사들은 고유의 브로커리지 업무보다 투자은행(IB) 쪽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데 IB 주요사업 중 하나가 IPO다. 그리고 IB에 강한 증권사들을 추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초대형IB 자격을 갖췄는지 혹은 초대형IB가 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지를 보면 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에서 초대형IB 자격을 갖춘 곳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있다. 또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이 도전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 중에서 고르는 것이 IPO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각 사의 청약 자격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마다 거래실적이 있는 기존 고객을 우대하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 공모청약 문턱을 크게 낮춰 타사 고객들의 유입을 반기는 곳도 생겼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월1일부터 기존에 적용하던 청약자격을 변경해 자사 고객에게 주던 우대조건을 거의 없애다시피 했다. 기존에는 직전 3개월 평균잔고 1억원 이상 또는 연금자산 1000만원 이상 보유한 고객에게 청약한도 200%의 우대혜택을 부여했다. 또 직전 3개월 평잔 3000만원 이상, 연금 100만원 이상, 3개월간 급여이체 100만원 이상 등에 해당해야 일반고객 자격으로 100% 청약한도가 적용됐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50% 한도만 주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기존 고객이든 이제 막 계좌를 개설했든, 온라인으로만 청약하면 무조건 200% 한도를 똑같이 적용받을 수 있다. 온라인 청약이면 청약수수료도 무료다. 영업점 방문 등 오프라인 청약에만 청약한도 100%와 수수료 5000원을 받는다. 
 
코로나19로 IPO가 위축돼서 변경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결정한 것이 1월이었으므로 그와는 상관없이 고객 늘리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KB증권의 청약한도도 우대고객은 200%, 일반고객은 100%다. 우대엔 전월말 자산 1억원 이상, 주식 약정 3000만원 이상, KB스타클럽 MVP스타·로얄스타 등의 자격조건을 두고 있으나, 온라인 수수료 무료 등 당장 계좌를 만들고 공모주를 청약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이에 비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여전히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일단 청약한도는 최고우대고객 300%, 우대고객 200%, 일반고객 100%, 온라인 50%로 나뉘어 있다. 최고우대에 해당하려면 직전월 평잔 1억원 이상 또는 전월말 잔고 5억원 이상 등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일반고객도 3개월 평잔 2000만원이 넘어야 하는 기준이 있다. 확실하게 기존 고객을 우대하겠다는 뜻이다. 
 

<출처: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NH투자증권은 청약한도 구간을 250%부터 50%까지 50% 단위로 쪼개 장기 금융상품 투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250% 최고우대는 장기연금형 상품 1800만원 이상 보유 또는 장기연금형(적립식펀드) 직전 6개월 중 3회 이상 월 150만원 이상 납입 조건이다. 100% 한도라도 받으려면 직전 3개월간 평잔 3000만원 이상이거나 주식거래 1억원 이상이거나 최초 신규 또는 휴면 후 재유입 고객으로 직전월 1억원 이상 등에 해당돼야 한다. 
 
삼성증권도 조건이 붙지만 비교적 무난한 편이다. 직전월 평잔 1억원 이상, 연금상품 납입액 400만원 이상 또는 월적립식 연금 10만원 이상 납입 중이거나 급여이체 중이면 청약한도 200% 우대자격에 해당된다. 또 신규고객이면서 전월 평잔 2000만원 이상이면 1회에 한해 우대자격을 준다. 100% 한도인 일반고객은 직전월 3개월간 2000만원 이상 보유고객이며 나머지는 50%로 깎인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거래실적을 종합해 고객등급을 5단계로 차등적용, 청약한도를 200%까지 우대하지만 계좌를 새로 만든 고객에게도 100%는 주어진다.  
 
키움증권은 우대고객에게 150%를 적용해 일반고객(100%)와 큰 차이가 없다. 우대기준은 청약신청 전날까지 금융상품 평가금액 1000만원 이상이다. 기준이 청약일 하루 전이므로 청약 첫날엔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조건 등을 감안하면 우대조건이 까다로운 증권사 계좌에 적을 두고 거래실적을 쌓아야 공모주 청약 채널로 활용할 증권사 숫자를 늘릴 수 있다. 
 
이왕이면 자산을 나눠서 2곳 이상의 증권사에 실적을 남기는 것이 좋겠다. 주식계좌 외에 연금펀드나 IRP 계좌를 갖고 있다면 이를 각각 다른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청약자격 요건이 낮은 미래에셋대우 등을 함께 이용하면 4곳 이상의 증권사에서 청약한도 100% 이상을 적용받아 공모주 투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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