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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언젠가 재심 요청…돈 받은 사실 없어"
옥중 회고록 출간…이경재 변호사 "바르게 판단받을 자료"
2020-06-09 16:50:35 2020-06-09 16:50:3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언젠가 재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의 옥중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는 어느 기업에서도 돈 한 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9일 최씨의 '나는 누구인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 기록은 3년7개월간 최서원 저자가 구금된 상태에서 겪었던 일, 경험한 일, 자기가 생각했던 것을 정리해둔 것"이라며 "그동안 국민에게 받아들여진 모습보다는 이제 최서원이란 사람을 바르게 판단받을 수 있는 자료를 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출간된 최씨의 저서 '나는 누구인가'는 '최서원 옥중 회오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회오란 표현은 단순히 과거를 뉘우치고 반성한다는 회고가 아니라 뉘우치고 반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다른 한 편에서는 '국정농단'이라고 하는 것을 거치면서 최서원씨가 깨우친 바가 있다는 더 적극적인 개념으로 '회오기'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촛불의 입장에서든, 태극기의 입장에서든 상관없이 최씨의 주장은 뭔가 한 번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저서에서 최씨는 "애초에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180도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운명인지, 필연인지 모르지만,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이 인생의 큰 흐름을 바꿔 놓았고 나라는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잊힌 존재가 됐다"며 "박 대통령이 어렵고 힘들 때 뒤에서 이름도 못 내밀고 그저 일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어느 날 사람들은 나를 국정농단자로 낙인찍고, 돌팔매질을 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에서 등장하는 박원오, 김종, 고영태, 차은택은 나에게 배신의 참담함을 가슴에 새겨준 사람들"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나의 도움을 받으며 윤택함을 경험한 그들이 나의 등에 칼을 꽂을 줄 어찌 알았겠는가"라며 "앞에서는 간이라도 내어줄 듯 연기를 잘해서 그들의 태도가 진심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고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협박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최씨는 "주변인들을 마구잡이로 불러들여 증인으로 들이대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끌고 갔다"며 "그리고 나에게는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에서도 박 대통령과 나를 엮으려는 그들의 술수와 조사 방법은 도를 넘어 거의 협박 수준이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저서 말미에는 "언젠가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날이 오면 나는 재심을 요청할 것이다. 나는 어느 기업에서도 돈 한 푼 받은 사실이 없어 당당하기 때문이다"라며 "지금 70년 전의 일도 밝히는 세상인데, 내게도 그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고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오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최씨가 받는 혐의 중 일부를 무죄 취지로 판단해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최씨에게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최서원씨의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린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최 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가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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