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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10조 육박…경고음 커진 '빚투'
증시 변동성에 기댄 단기투자…"일회성 이벤트 좇는 투자 주의"
2020-05-19 06:00:00 2020-05-19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면서 주식 신용거래융자가 한 달째 증가세다. 상당수가 인버스 상품과 바이오·제약 등 코로나19 관련 수혜주로 몰렸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변동성에 기댄 단기 투자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이벤트를 좇는 주식 투자는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9조9534억원으로 지난 3월12일(10조26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4조7780억원으로 전날보다 0.8% 증가했으며 코스닥은 0.9% 늘어난 5조1753억원으로 조사됐다.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자금을 빌리는 것으로 주식시장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통상 신용융자 잔고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9조원대를 기록했던 신용융자 잔고는 증시 회복 기대감에 늘기 시작해 올해 2월24일 10조5436억원으로 연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월초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Pandemic·전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함께 유례없는 폭락장이 전개되면서 신용융자 잔고는 6조4075억원(3월25일)까지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린 돈을 회수하는 것)에 나서면서 신용거래가 위축된 것이다.
 
다만 글로벌 국가들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힘입어 증시가 반등하면서 최근 한달 새 신용융자 잔고는 다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율(주식수 대비 신용으로 매수한 주식의 비율)을 살펴보면 신용공여 자금은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인버스와 마스크, 제약 등 코로나19 수혜주에 쏠렸다.
 
코스피 상장사에서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13.52%로 가장 높았다. 최근 인버스 지수 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이어 산업용 고압변성기 제조기업 디피씨(11.25%)와 마스크 제조기업인 모나리자(10.86),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원료 제조사인 세우글로벌(9.93%), 우리들제약(9.33%) 등의 잔고율이 높게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는 방진복 제조업체 케이엠(12.19%)을 비롯해 LCD 디스플레이 응용제품 제조기업 에이텍(12.10%), 에탄올 관련 제품 제조판매사 한국알콜(11.59%)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주인 SK바이오랜드(11.54%)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존재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빚내서 하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융자의 경우 주식가격이 가파르게 급락할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해당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를 하는 등 투자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넘으면서 신용거래와 같은 레버리지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적은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사용해서 투자한 것은 손실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또 “글로벌 국가에서도 추가적인 증시 상승 기대감보다는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주가가 오른다고 빚을 내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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