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잡아도 또 다른 n번방…민관, '불법 촬영물' 근절 총력
방심위, 텔레그램·디스코드방 217개 시정 조치…비공개방 단속 한계도
입력 : 2020-03-24 15:19:29 수정 : 2020-03-24 15:19:2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불법촬영물을 근절하기 위해 심의기관과 관련 기업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및 방송 콘텐츠 관련 불법성 여부를 심의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은 중점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난 1월15일부터 이달 23일까지 텔레그램과 디스코드 방 총 217개에 대해 시정 조치를 취했다. 세부적으로는 텔레그램 198건(자율규제 삭제 142건, 시정요구 56건), 디스코드 19건(자율규제 삭제 10건, 시정유구 9건) 등이다. 방심위는 불법 촬영물에 대해 인지하면 먼저 해당 사업자에게 자율규제를 요청한 후 조치가 이뤄지면 심의에 상정하지 않는다.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의에 상정해 국내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접속 차단을 요구한다. 
 
텔레그램 메신저는 최근 'n번방'을 통해 여성의 신체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판매하는 유통 창구로 활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문재인 대통령도 n번방의 운영자뿐만 아니라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텔레그램이 주목받자 불법촬영물 유통 창구가 디스코드 등 다른 메신저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도 나오고 있다. 디스코드는 게임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법촬영물 유통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주로 해외 SNS를 통해 불법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며 "디스코드는 게임 전문 SNS이지만 최근 음란물을 공유·판매하는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3월부터 중점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2월부터 해외 불법 인터넷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차단 방식을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SNI 필드는 이용자가 보안 접속(https)을 통해 해외 불법사이트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암호화되지 않는 영역이다. 방심위가 심의한 불법정보 차단목록과 SNI 필드의 서버 이름이 일치하면 통신사들이 해당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한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SNS 사업자들은 자체 대응책을 세우고 자율규제에 나서고 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오픈채팅방은 카카오톡 친구가 아니더라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공개된 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이다. 이에 대해 카카카오는 성매매·조건만남 등의 금칙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채팅방 이름이나 닉네임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유해 사이트를 통해 오픈채팅 링크로 접근하면 접속을 차단하고 방장·손님의 쌍방향 신고, 강퇴, 메시지 가리기 등의 기능을 도입했다.
 
폐쇄형 SNS 네이버밴드를 운영하는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음란물 필터링 인공지능(AI) 기술인 '엑스아이(X-eye)'를 이미지와 동영상 부분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음란물 지수가 특정 수준 이상인 동영상은 임시 재생 중지 상태가 된다. 10분 이내 검수자의 검토를 거쳐 정상 영상은 복구되고 음란 동영상은 삭제 및 이용제한 조치된다. 또 네이버에 올라오는 모든 콘텐츠는 신고 기능이 들어가있어 신고가 접수되면 불법인 경우 블라인드 처리되거나 삭제된다. 
 
영상 콘텐츠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불법 촬영물 퇴치에 나서고 있지만 비공개로 처리된 채팅방에 대해서는 신고를 받지 않는 한 단속하기가 어려운 한계도 있다. 방심위도 텔레그램의 경우 초대 링크 없이는 비공개방에 접속할 수 없고 카카오·네이버 등 관련 기업의 상시 모니터링 인력들도 이용자간의 대화 내용이나 비공개방은 들여다볼 수 없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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