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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 중국에 밀려 컨테이너선 수주 '고전'
중국, 가격경쟁력에 정부 금융지원 앞세워 맹공
2020-03-19 06:02:05 2020-03-19 06:02:05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을 앞세운 중국 조선업계의 맹공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일감을 내주는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 컨테이너선사 OOCL은 최근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일 합작 조선소 난통코스코가와사키조선(NACK)과 대련코스코가와사키조선(DACKS)에 각 3척, 2척을 발주했다.
 
이 선박은 오는 2023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발주 규모는 7억7849만달러(9600억원)이며 척당 1억5600만달러 수준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의 저가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계는 대형 컨테이너선 일감이 중국에 넘어가자 실망감이 크다. 사실상 중국과의 수주전에서 밀린 것이다. 
 
특히 OOCL은 지난 2015년 삼성중공업에 2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한 바 있다. 선사는 2018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컨테이너선 시리즈의 마지막 선박을 인수하면서 선복량 보유 기준, 전 세계 7위로 도약하기도 했다. 올초 발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길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내 조선소보다 1000만달러 정도 선가가 낮고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실적도 있다"면서 "또 OOCL이 중국내 발주하면 중국 정부 금융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수주 낭보는 이뿐만 아니다. 홍콩 Tiger Group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양자강조선에 1만4000TUE급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다. 규모는 11억1500만달러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선으로 건조돼 오는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양자강조선은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선사 입장에서 건조 비용을 줄여주는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은 결코 쉽게 떨칠 수 없는 유혹이다. 
 
복수의 외신은 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파그로이드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선박 금융지원으로 힘을 보태면서 하파그로이드가 후동중화와 강남조선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각 3척씩 발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 선박 발주시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느냐가 중요한데 모든 조선소가 선박 건조실적이 있다면 그 다음으로 선가와 금융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며 "가격, 금융, 기술, 경험 등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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