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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피한 농협은행, 투자자보호 강화 조치
'투자권유준칙' 개정…투자자성향 설명 의무·책임 소재 명확화
2020-02-20 14:21:31 2020-02-20 14:21:3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사태를 비껴간 농협은행이 투자자 보호장치 손질에 나섰다. '투자권유준칙'을 개정해 이번 사태에서 여러 차례 불거졌던 은행의 '투자자성향' 임의변경 문제에 대한 방지를 강화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19일부터 개정한 투자권유준칙을 적용 중이다. 새 투자권유준칙은 제1조 목적, 제17조 로봇어드바이저에 대한 특칙, 별지 제1호 및 제4호 등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간이나 분류기준에 대해 명시를 분명히 했다. 
 
특히 '투자권유절차'를 설명한 제11조 2항에서 '임직원은 당행이 이미 투자자정보를 알고 있는 투자자에 대하여는 기존 투자자성향과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권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문구를 '기존 투자자성향과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권유를 하여야 한다'로 수정했다. 고객이 자신의 성향 구분을 알고 있거나, 재차 투자상품에 가입하더라도 투자자성향 전달을 누락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설명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제11조 4항의 문두에 '만일'이라는 가정적 표현도 삭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일부 준칙에 있어 불분명했던 내용을 분명히 하고 이를 고객에게 명확히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투자자성향 임의조작이 DLF사태에서 잇따라 문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DLF 불완전판매 대표 사례로 6건을 꼽았는데, 이 가운데 4건이 투자자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한 경우였다. 은행들이 DLF와 같은 특정 투자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임의로 고객의 투자자성향을 고쳤다는 지적이다. 고객이 투자상품을 가입하기 위해선 투자자성향을 진단해야 하며 여기서 분류된 기준에 따라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제도 개선에 서두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DLF사태에 따라 투자자 성향 임의 변경과 같은 부적절한 행위도 처벌할 수 있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안 규정변경'을 예고한 상태다. △투자자 정보 임의 기재 △투자자성향 임의 변경 △금융투자상품 위험도 임의 분류 △고난도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목표시장 미설정 등의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새로이 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기업은행도 지난해 고객 투자자성향에 적합한 상품 판매를 위한 제도개선책을 마련하고 11월말부터 적용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제한이 없었던 기본투자자성향 분석 횟수를 1일 1회로 제한하고 투자자성향 분석결과도 기한에 상관없이 당해 연도 분석분만 사용할 방침이다. 투자위험등급 1~3등급에 해당하는 특정금전신탁 및 펀드(DLF 등)에 대해서는 기존 '안정형' 외에도 한 단계 높은 투자자성향인 '안전추구형'도 가입을 제한하도록 조치를 마쳤다.
 
농협은행이 투자자 보호장치 손질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고객이 금융상품 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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