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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인 특별사면에 수도권 총선판 흔들
이광재 전 지사, 수도권·강원 출마카드 주목
공성진·신지호 전 의원, 보수재편 맞물려 운신폭 넓어
2020-01-01 12:00:00 2020-01-01 12: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연말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일부 정치인들이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올해 있을 21대 총선의 수도권 판세가 벌써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공직선거 출마 자격을 회복함으로써 지역과 정가 모두 그의 총선 역할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정치인으로는 공성진 전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특사에 따라 선거 출마 자격을 얻었는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아니더라도 보수 진영 재편과 맞물려 총선에 차출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후 세번재 단행한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권 인사와 야권 인사가 나란히 2명씩이다.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특별사면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특권사면으로 이들의 정치적 운신 폭이 자유로워진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들 카드를 어디에 활용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별사면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광재 전 지사다. 이미 여권에서는 이 전 지사가 내년 총선에서 강원지역과 수도권 출마 여부를 포함한 다양한 정치 행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2002년 대선 승리에도 기여했다. 2003년엔 국정상황실장을 참여정부 핵심 인맥으로 통했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 강원도지사 등을 역임했다.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이 전 지사의 사면설은 꾸준히 흘러 나왔으나 매번 무산됐다가 2년6개월만에 성사됐다.
 
민주당 관계자도 "야당에서 이 전 지사에 대해 '친문·친노'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공천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전 지사가 과거 보수텃밭이었던 강원도에서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담은 감수할 만한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 성립이 안된다고는 판단을 받아 이 전 지사가 사면됐기 때문에 공천 기준의 부적격 기준에 든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를 한다면 수도권인지 강원인지를 당과 상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권 인사인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도 특별사면으로 복권했다. 곽 전 교육감은 교육자로 분류되지만 '준 정치인'으로 통한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곽 전 교육감의 사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많았고, 전국의 시도교육감의 대다수가 그의 사면을 요구해왔다. 현재로선 수도권 총선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교육자 이미지로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이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과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에 대해 '구색 맞추기'라며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치적 행보도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공 전 의원과 신 전 의원은 각각 강남을과 도봉갑으로 서울 지역에서 표심을 확인한 바 있다.
 
이들의 경우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으로 분류되는데 대외적으로는 합리적인 보수 이미지가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의 정치역학적 구도를 고려해 공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현재로선 속단할 수 없다"며 "새보수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통합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정치적 행보는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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