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DH 합병, 공정위 '시장획정' 판단이 관건
김범준 차기 CEO, 시장독과점 우려에 대해 "수수료 인상 있을 수 없어"
입력 : 2019-12-17 16:43:29 수정 : 2019-12-17 19:41:1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내 음식배달시장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어떻게 봐야 할까. 국내 배달앱 1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면서 전체 배달앱 시장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된다. 공정위 판단 결과가 이번 합병뿐 아니라 향후 배달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DH와의 합병과 관련, 다음주 중으로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DH가 자사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으로 평가하고, 이 가운데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M&A 등 기업결합의 경우, 합병 대상 회사의 자산·매출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된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었다.
 
이번 M&A가 성사하면 국내 배달앱 서비스는 사실상 DH의 독점시장이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순이다. 배달앱 2위와 3위인 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인 DH가 1위 사업자까지 인수하면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넘어 독점구조를 구축하는 셈이다. 할인정책 축소와 배달료 및 가맹점 수수료 인상 등 소비자와 자영업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공정위 심사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고,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면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공정위가 전체 배달 시장을 어떻게 바라볼 지가 관건이다. 특히 배달 시장 범위를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더엔피디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플랫폼 중 모바일 비중은 27% 수준이다. 전화 주문이 64%로 가장 높았고, 웹 비중은 9%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심사에서 모바일 시장 점유율만이 아닌, 전체 배달 시장을 고려하면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사업자 외에도 배달 시장에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 관계에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 등의 사업자들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론칭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며 인수합병 배경을 밝힌 점도 이같은 입장을 드러낸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왼쪽)와 김범준 부사장이 17일 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한편, 우아한형제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김범준 부사장은 이날 전직원과의 대화에서 수수료 인상 우려에 대해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내년 4월부터 적용될 과금 체계도 이미 발표했다"며 "중개 수수료를 업계 통상 수준의 절반도 안되는 5.8%로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던 '깃발꽂기'를 3개 이하로 제한, 요금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김봉진 대표 역시 같은 자리에서 M&A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번 M&A는) 한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느냐는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라며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언급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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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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