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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우아한형제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지분 87% 매각…싱가포르 합작사 설립
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배달통' 운영사 모회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싱가포르 합작사 운영…김범준 부사장, 신임대표 내정
2019-12-13 13:48:02 2019-12-13 13:48:02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DH와 설립할 합작회사(JV)의 회장을 맡는다.
 
우아한형제들은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DH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의 경쟁앱인 '요기요', '배달통' 등을 서비스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했고, 이 가운데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에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구성원이 된다.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설립 예정인 합작사 '우아DH아시아'의 경영구조. 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이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사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김봉진 대표는 신설 법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을 비롯한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DH는 현재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그랩, 우버이츠, 고젝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한다.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아시아 신규 시장에서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배달의민족과 DH의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자 운영된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5000만달러(약 600억원) 규모의 혁신 기금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푸드테크 분야의 국내 기술 벤처 서비스 개발 지원에 활용된다. 국내 음식점의 해외 진출, 현지 시장 조사·컨설팅 지원, 라이더 복지 향상 및 안전 교육 등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DH는 "아시아 시장은 배달앱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성공을 이룬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전역에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초 대표이사(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엔씨소프트, SK플래닛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로 내정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사진/우아한형제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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