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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남북평화, 여성평등 메시지 감사"…'U2' 보노 "한반도 평화실현 노력 존경"
문 대통령, 록밴드 U2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 청와대 접견
2019-12-09 14:46:02 2019-12-09 14:46:0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U2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노력을 높이 평가했고, 보노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노력에 공감하며 경의를 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접견은 보노가 U2의 최초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우리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퇴치 기여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차원에서 대통령 예방을 요청함에 따라 성사됐다.
 
앞서 정부는 올해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글로벌펀드' 재원공약회의에서 향후 3년간 질병퇴치 사업 기여금을 2배 증액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펀드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특화된 국제 보건기구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록밴드 U2의 보컬 겸 사회운동가 보노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보노와 만나 전날 U2의 첫 한국 공연의 성공을 축하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있는 보노의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공연 도중 메시지로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메시지를 내주고,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 준 것에 대해 아주 공감하면서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보노는 "문 대통령이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러한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시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한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경제 발전 등을 높이 평가하고,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것을 "진정한 기적"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고, 보노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접견을 마치고 보노는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친필서명 시집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를 전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지금까지 1억8000만 여 장의 앨범을 판매하고, 그래미상을 22번이나 수상한 전설적인 록밴드다. 노래에 다양한 정치사회 현안을 녹여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보노는 국제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 앞장서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U2는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을 위해 밴드 결성 43년 만에 내한, 전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펼쳤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 공연을 직접 관람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여사는 공연 직전 보노와의 환담에서 남북 분단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하셨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 평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꼭 이루리라 희망한다.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U2의 노래를 듣게 되었으면 하는 깊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노는 "아일랜드 사람과 한국 사람들이 매우 비슷하다고 들었다"면서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고, 평화를 노래하기도 했다.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 왔다. 어떤 사운드를 낼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신으로 (노래를)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한국 사람들이 U2를 좋아한다고 전하며 "평화, 국제보건, 빈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전해줬다. 보이스가 없는 이들을 위해 보이스가 돼주고 싶다는 U2의 지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K-POP, 젊은 세대의 고민, 국제보건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8일 록밴드 U2의 첫 내한공연을 찾아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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