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정성평가 위한 '일보 후퇴'?
"지방거점국립대 등도 정시 비중 늘 것"…'세특' 주목받아
입력 : 2019-11-28 16:54:00 수정 : 2019-11-28 16:54: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번 대입 정책은 현 수능 같은 정량 평가 비중을 늘리는 게 골자이면서, 정성 평가가 안착될 기반을 다지는 모양새다.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의 공존을 매끄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입시학원가에서는 정시 비중 40%라는 수치 자체가 학생 체감으로는 미흡하지만, 학종에서의 내신 비중 확대와 겹치면서 학생들이 정시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학원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고교 1학년을 마친 학생 중 90%대가 내신 1·2등급에 이르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들이 이번 겨울방학부터 수능위주 학습 패턴으로 급선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고 1학년은 오는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 해당한다. 정시 비중 확대의 목표 시한은 2023학년도 입시지만, 2022학년도로 조기달성할 계획이 있는 상황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또한 정시 비중 확대는 교육부가 의도한 16개 대학뿐 아니라 일부 지방 소재 대학에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었는데, 학생 지원은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수시 이월 인원이 현재보다 늘어 정시 비중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종 개선으로 인해 정성 평가가 줄어들었는데도 수험 부담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비교과가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교과 성적도 중요하고, 면접도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시 비중을 높이면서도 학종 중 비교과를 대거 폐지한 점에 대해서는 정반대 방향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교원 단체들에서는 비교과 폐지가 전인적 교육이나 교육활동 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예측이 나오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성 평가 요소를 남겨둬 학종 폐단이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3일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등 교육단체가 수능을 하루 앞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시·학종 폐지 및 정시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교과가 없어지면서 특히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의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가 세특 기재를 단계적으로 필수화한다고 천명하면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세특은 3년 동안 40여명의 교과담당 교사가 성취수준, 학습활동, 내용, 참여도, 성장 사례 등 학생참여 수업과 과정 평가를 적는 360도 다면평가다.
 
입시학원들은 정시가 확대됐다고 해도 세특의 중요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시 비중이 10% 정도 늘어나니 정시와 수시가 모두 중요하다"며 "정시에 '올인'해서 수업에 소홀하면 그걸 그대로 기재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학종의 문제점이 1인당 평가시간의 저조함이었던만큼, 세특도 비슷한 문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전교조에서는 "‘교과 세특 기재 필수화’를 추진하면서도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등의 교육여건 개선 없이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 강화만을 대책으로 제시했다"며 "교육부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며 교사들의 자발성을 저해한다"고 성명을 냈다.
 
이외에도 교육부가 궁극적으로 염두에 두는 평가가 정성평가라는 점도 주목해볼만 하다. 교육부는 이번 정량 평가인 정시 확대가 한시적이라는 점을 거듭 암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종의 개선 과제가 안착되기까지 수능 위주 전형을 확대한다"며 "학종 신뢰 높이는 게 우선이라 불가피하게 정시 비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오지선다와 선택형 문제는 미래교육에 한계가 있다"며 "수능 체계를 바꾸려면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에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2028학년도 수능 체계는 미래형으로 바뀐다. 논술·서술형 문항을 도입하거나, 국제 바칼로레아로 변형하는 등의 방식이 검토 중이다.
 
전형유형별 운영 현황 (’21학년도 입시 기준). 자료/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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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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