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독점해도 여전히 수동운행, ‘골칫덩이’ 남산 케이블카
궤도운송법 개정 근본적 대안, 더딘 개정진행에 사회기여 개선 협의 필요
입력 : 2019-10-13 13:49:22 수정 : 2019-10-13 14:01:4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50년 넘게 독점 운영으로 각종 문제를 낳고 있는 남산 케이블카의 해법으로 궤도운송법 개정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13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남산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한국삭도공업은 지난 1962년부터 연간 60만명이 이용하는 남산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 당시도 그렇고 현재 궤도운송법도 별도의 운영기한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 
 
덕분에 한국삭도공업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으로만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승강장 등 사업시설 일부가 국유지인 탓에 산림청에 국유지 사용료로 연간 3000만원 가량을 납부한다. 기업 차원의 자율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한다지만 보다 정률·일괄적인 사회 기여는 이뤄지지 않는다. 남산 케이블카의 사회 기여가 독점 특혜로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다.
 
독점 운영이 보장되다보니 구시대적인 운영방식과 안전 문제도 빚어지고 있다. 처음 개통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통제실에서 기사가 제동장치를 작동시키는 수동 운행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들이 무인 자동 운행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로 인해 다른 케이블카의 주 사고 원인인 강풍 외에도 사고자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1993년에는 운전자 부주의로 케이블카가 급정거하는 과정에서 전면 유리창이 깨지면서 승객 21명이 다쳤다. 1995년엔 운전기사가 음주 상태에서 운행조작을 하다 제동을 늦게 해 케이블카 2대가 승강장을 들이받았다. 지난 7월 발생한 사고 역시 운전 미숙으로 케이블카가 안전펜스에 충돌하면서 승객 7명이 다쳤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세 번에 걸쳐 국토교통부에 궤도운송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서울시가 개정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궤도사업의 관리감독권한을 기존 기초 지자체에서 특별·광역시에 속한 경우 특별·광역시장으로 바꾼다. 허가 또는 변경허가 시 사회공익을 조건으로 붙일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독점 운영방식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남산공원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가 케이블카까지 일원화해 관리감독하면서 안전관리의 전문성을 꾀한다. 평시에도 남산공원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보다 전문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국토부도 보다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우 국회의원은 보다 근본적으로 케이블카 사업자의 운영기한을 제한해야 한다며 궤도운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궤도운송법 운영기한을 30년으로 제한한 개정안은 기존 사업자들이 수십년간 변경없이 계속 운영하면서 다른 사업자의 참여기회 제한과 안전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에 30년이 지나 운영 중인 케이블카도 개정 이후 2년 이내 재허가를 받으라고 규정해 남산 케이블카도 대상에 포함된다.
 
문제는 궤도운송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어 국회 국토위에서 아직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케이블카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설악산 케이블카의 경우 쟁점화되며 법안 통과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관할부처인 국토부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케이블카에 소급적용하는 부분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궤도운송법의 개정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김인제 시의원은 서울시의 남산 케이블카 운영권 인수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언론과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외부 압박이 심해지면서 법 개정까지 이뤄지면 한국삭도공업이 더이상 ‘황금기’를 누릴 수 없다는 논리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한국삭도공업 측을 만나 독점 운영에 대한 대책을 얘기하기도 했다. 
 
물론 인수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인수에 나설 양 당사자가 둘 다 소극적인 상황이다. 한국삭도공업은 물론 서울시도 현재로선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미 서울시는 남산 케이블카의 대안으로 남산 예장자락 곤돌라를 도입하려다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2016년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서울시로선 인수 카드는 선택하기 부담일 수 있다.
 
김인제 시의원은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자들과 협의를 갖고 시민 안전과 공공 관리 측면에서 요구할 부분은 요구해야 한다”며 “공공재인 남산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만큼 남산관리나 환경보전을 위한 공공기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산을 오가는 한국삭도공업의 남산 케이블카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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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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