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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선업계 '적반하장'식 행보 도마 위
일 "한국 저가수주하고 있다" 주장
국내 업계 "일, LNG선 수주 경쟁력 저하 따른 핑계…중소형 선박은 오히려 일본이 저가수주"
2019-08-05 00:00:00 2019-08-05 00: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한 가운데 일본 조선업계의 '적반하장'식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일본 조선업계에서 한국 조선사들이 저가수주를 일삼고 있어 수주 경쟁이 필요 이상으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을 겨냥한 것.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경쟁력이 약화된 일본이 한일 갈등 분위기에 편승한 억지주장일뿐 아니라 중소형 선박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저가수주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4일 일본선박수출업협회(JSEA)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기) 일본 조선업계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한 45척(199만1840GT)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주잔량은 하락세다. 6월 말 기준 2237만GT(477척)로 전달 대비 49만GT 가량 빠져나갔다. 3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일감이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조선업계는 일감 확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유키토 히가키(Yukito Higaki) 이마바리조선(Imabari Shipbuilding) 사장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통해 "대형선의 경우 한국, 중국의 저렴한 선가 공세를 겪고 있다. 대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느끼지만 관망할 수 밖에 없다. 건전한 시장이 형성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멤브레인형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이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이 수주경쟁력을 잃어 일감이 줄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이 주력으로 건조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은 모스형이며 한국은 멤브레인형이다. 모스형은 선체 위에 독립된 화물탱크를 탑재하는 방식이며 멤브레인형은 선체 내부에 탱크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안전성이 높은 모스형이 주로 발주됐으나 지금은 건조기간이 짧은 멤브레인형으로 발주추세가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는 계속해서 건조를 해야 기술력이 쌓이는데 일본은 모스형만 건조 하다 보니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면서 "LNG선 시장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크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중소형선박의 경우 일본이 저가수주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한국이 저가수주를 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우리는 선박 적정성 평가를 받아 수주하고 있다"며 "일본이 주력으로 하는 벌크선의 경우 중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게 수주하고 있어 한국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신조선가 차이는 5~10% 정도다.
 
조선사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도 견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조선업 지원 관련, 국제해사기구(IMO) 분쟁해결 절차 상의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 보조금 협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조선업을 지원했고 이에 따라 독자생존이 어려운 조선사의 저가수주를 조장했다는 주장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해 12월 첫 양자협의를 개시했다. 이어 일본은 올 1월 관련 자료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고 우리는 일부 자료를 회신하면서 대응했다. 하지만 그후 일본은 추가 자료나 2차 양자협의에 대해 요청한 바 없다. 
 
이처럼 일본이 당장은 별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또 다시 견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반응이 없다고 해도 또 뒷통수를 칠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산업부가 일본에 양자협의 관련 공을 넘기지 말고 자료에 대한 피드백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우리도 적극 대응 중이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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