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선배 '미투 무고' 여성 "무죄"
"일정 신체접촉 용인했어도 입맞춤까지 허용한 것 아니다"
입력 : 2019-07-14 09:00:00 수정 : 2019-07-14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직장선배를 '미투'로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기소된 여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함께 손을 잡는 등 일정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했더라도 입맞춤까지 허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되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A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던 최모씨에 대한 강제추행 수사는 두 사람이 편의점을 나와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지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골목길에 있던 소파에 잠시 앉았을 때 A씨에게 입을 맞췄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최씨가 A씨의 허리를 감싸고 강제로 손을 잡아 추행했다는 내용은 A씨가 수사기관 추문에 따라 강제추행 피해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언급되거나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고소내용은 A씨가 최씨와 만나 함께 음주한 후 술집을 나와 편의점에 들렀다가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지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골목길에 버려진 소파를 발견하고 거기에 잠시 앉았을 때 최씨가 갑자기 A씨를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했다는 것에 한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A씨의 고소내용 즉 사건 당일 편의점에 들른 후 각자 택시를 타고 헤어지기 이전 최씨가 갑자기 A씨에게 입맞춤 등을 했다는 것은 기습추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며 "최씨도 입맞춤을 한 사실을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손을 잡는 등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A씨는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갖는 주체로서 언제든 그 동의를 번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 A씨가 주장하는 기습추행이 있기 전까지 최씨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 입맞춤까지 A씨가 동의하거나 승인을 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인정의 근거로 밝힌 사정들은 A씨의 고소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임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삼기에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5월 단둘이서 술을 먹던 직장선배 최씨가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술집에서 나와 걸어가며 강제로 손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또 각자 택시를 타기 전 거리의 한 소파에 같이 앉자 입을 맞추는 등 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가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내용에 대해 최씨는 수사기관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고 A씨가 제기한 재정신청마저 기각됐다. 그러자 최씨는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A씨에 대해서도 강제추행 고소내용이 적극적으로 허위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점을 들어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최씨가 불복해 재정신청을 제기했고 서울고법은 A씨에 대해 공소제기 결정을 내렸다. A씨는 무고죄로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과정에서 사건 당일 A씨가 최씨와 함께 손을 잡고 걷는 등 신체접촉을 하는 폐쇄회로(CC) TV 장면이 발견되면서 배심원들은 6대1 다수의견으로 유죄 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최씨가 상당한 기간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A씨가 최씨와 단둘이서 4시간 동안 함께 술을 마시고 그 후 상당한 시간 동안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A씨가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A씨는 최씨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술집에서 나온 뒤의 상황이 촬영된 CCTV 영상에서 최씨가 A씨를 추행했다고 볼 만한 장면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A씨와 최씨가 자연스럽게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듯한 장면이 다수 나타난다"라고 A씨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틀렸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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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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