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사후규제 묘안 나올까"…답답한 업계
시장은 재편되는데…규제 불확실성이 기업 '발목'
입력 : 2019-07-12 17:04:14 수정 : 2019-07-12 17:04:14
[뉴스토마토 박현준·이지은 기자] 국회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또 다시 미루자 사업자들은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 유료방송 사업자들 간의 입장 차이는 있지만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이미 통신사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고 넷플릭스·유튜브 등의 해외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빠른 대응이 필요한데 규제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는 인터넷(IP) 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점유율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 3년간의 한시적 도입을 거쳐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곳은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다. KT계열은 전체 유료방송 시장 1위다. KT는 경쟁사들의 케이블TV 인수 및 합병에 대응해 케이블TV 3위 딜라이브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국회의 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KT는 여전히 국회와 정부의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더욱 절실하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로 지방 및 산간 등 취약 지역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가입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른 통신사들처럼 모바일 상품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다양한 방송 관련 시도가 필요하지만 규제 적용 여부를 앞두고 중요한 경영적 판단이 미뤄지고 있다. 
 
경쟁사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보니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선 인프라가 가장 뛰어난 KT의 초고속인터넷의 영향력이 IPTV까지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는 논리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결합상품으로 함께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선 통신 서비스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약 883만명이다.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재판매 포함 549만명), LG유플러스(414만명), 종합 유선(309만명) 등에 비해 월등히 많다. 합산규제가 도입된 배경이 특정 사업자로의 쏠림 현상을 방지해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보장하자는 취지였던 만큼 1위 사업자에 대한 견제 장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입장이다. 
 
통신사들의 케이블TV 인수와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논의를 바라보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씁쓸한 상황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IPTV 사업자들이 케이블TV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합산규제가 적용된 지난 3년간 정부나 국회의 케이블TV 지원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통신사의 인수 대상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구분되는 바람에 하나의 목소리도 내기 곤란한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한 달 뒤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합 의견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시선도 회의적이다. 애초에 두 부처의 성격이 산업진흥(과기정통부)과 사후규제(방통위)로 나뉜 가운데 방송 업무를 나눠 갖고 있는 구조이므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합산규제의 재도입이든, 사후규제든 한 달 후에는 기업들이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준·이지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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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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