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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해역 피해' 원유운반선 운임 반짝 상승 기대
항로 다변화·수출량 급증으로 인상 전망
2019-07-02 06:00:00 2019-07-02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최근 호르무즈해협에서 일어난 유조선 피격 사고가 해운업계에 원유운반선 운임 상승이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정유사가 수입처 다변화로 원유 확보에 나서면서 수출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영국 선박거래중개기관 베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사고로 인해 궁극적으로 이 해협을 오가는 선박은 감소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오만간의 폭 54km의 좁은 수역으로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실제로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해협 운항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송유관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 이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홍해까지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 정치, 지역적 이슈 등에 따른 선박 운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베슬스밸류는 "사우디가 송유관을 통해 수출량을 끌어올리자 마자 홍해의 화물 운송량이 증가했다"면서 "미국도 병목현상을 줄이자 수출량이 급증했고 서아프리카가 새롭게 원요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조선 피격사고 이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피격 후인 지난달 21일 중동~중국간 VLCC 운임지수(WS)는 52로, 피격전인 12일 39.5와 비교해 31.6% 상승했다. 일일 스팟용선료(TCE)도 같은 기간 1만4645달러에서 2만5572달러로 74.6% 올랐다. 
 
또 베슬스밸류는 "이번 피격 사고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 조치도 완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주로 카리브해를 오가는 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급 아프라막스 탱커 시장이 회복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VLCC 등 대형 탱커선을 위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슬스밸류는 "중동 외 해외 지역에서 원유 생산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럼에도 공급차질 가능성으로 신규 투자 결정도 나올 수 있다"면서 "미국, 서아프리카, 브라질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VLCC 선사들도 이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선박 보험료 인상도 운임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중동지역은 전쟁 리스크를 앉고 있기 때문에 보험료도 늘어난다. 이미 전쟁 리스크 프리미엄은 종전 0.02%에서 0.2%로 10배 늘어났다. 
 
반면 국내에서는 앞으로도 운임 상승이 이어질 거라고 보기는 조심스럽다는 분석이다. 해진공은 선박 운항 리스크 증가와 운항비용 증가로 인해 단기적 운임시장 상승 분위기는 형성됐으나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수요 감소로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 인근 운항 선박에 대한 해군 호위 등 보호 조치가 강구되면 유조선 피격 사태의 영향이 점차 희석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베슬스밸류의 전망과 같이 정유사가 중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 수급을 위해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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