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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회담…사상 초유 새벽 정상회담으로 진행
김정은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비핵화 상응조치 필요해"
2019-06-29 03:31:01 2019-06-29 03:31:0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상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및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9개다리 분야' 협력 등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측 숙소인 오사카 리갈로얄 호텔에서 이날 0시36분부터 1시21분까지 확대회담, 1시21분부터 1시29분까지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면서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시아, 중국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철도, 가스, 전력 분야에서 양국간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두 정상은 다양한 분야의 양국 교류협력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불, 인적교류 100만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깊이 공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은 사상 초유의 새벽 정상회담으로 진행됐다. 당초 한러 정상회담은 28일 오후 10시45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후 9시30분 종료돼야 했던 G20 환영만찬 등이 1시간 가까이 순연됐다. 여기에 만찬 직후 열린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1시간 가까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한러 정상회담은 2시간 가량 지연된 시간에 시작됐고, 기자회견 결과 브리핑도 새벽2시40분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도 "사상 초유의 심야(새벽) 정상회담인가요? 허허허"라는 소감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의 전체 일정 순연되면서 정상회담이 늦춰진 측면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양국이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회담을 하자는 의지가 강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그 늦은 시간에 정상회담을 했는데, 예정시간을 넘겼고 당초 예정에 없었던 단독회담이 추가되는 등 양측의 회담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일본 오사카 리가로얄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사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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