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위기' 강조한 이유는
메모리반도체 불황·중국의 디스플레이 추격 '부담'
삼바 분식회계 수사 부담 등 '내우회완'
위기 강조로 '내부 결속력' 다지고 긴장감 유지 요구
입력 : 2019-06-16 17:38:16 수정 : 2019-06-16 17:38:16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IM부문 사장단을 만나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전자계열 관계사 사장단을 잇따라 소집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부문별 경영 전략 및 투자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내우외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업황 개선이 불투명해졌다. 또 가전·TV·디스플레이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관계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수사의 키워드가 증거인멸로 옮겨가면서 이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전자 관계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블라인드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오히려 '정공법'을 선택했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거나 불확실성 앞에 굴복하기 보다는 미래에 닥쳐올 위험 요소들을 직시함으로써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주문인 셈이다.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와 고용 창출 계획, 최근 발표한 133조원 규모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비전 등도 정면 돌파를 택한 이 부회장의 행보와 일맥상통한다. 
 
이 부회장은 이날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등 IM부문 사장단에게도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5G 이후의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AI 서비스 현황과 전망,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방안 등도 논의했다.
 
앞선 13일에는 DS부문 경영진과 2주만에 다시 간담회를 가지고,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집행 계획을 직접 챙긴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향후 글로벌 IT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어느 총수도 5년 뒤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게 현실"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선친의 사례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에 힘을 싣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오는 17일에는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이 밖에 CE부문 사장단 및 타 관계사와의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권안나

보이지 않는 것까지 통찰하는 넓은 시야를 담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