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판짜기' 본격화)전문경영인 '카드'로 세대교체 혼란 최소화
신규 영입은 물론 경영 권한 분산도…경쟁사 인재 수혈 등 인적쇄신 '대세'
입력 : 2019-05-28 06:00:00 수정 : 2019-05-28 17:01:32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대내외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세대교체를 하게 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전문경영인 카드'를 꺼냈다. 외부에서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가 하면, 기존 전문경영인에게는 오너에게 집중됐던 경영권한을 분산시키고 있다. 인적쇄신을 통해 총수 세대교체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리스크들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이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 사이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을 따로 두는 형태가 대체적인 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삼성이다.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의장을 분리했다. 올해에는 최태원 회장이 SK㈜ 이사회 의장 이름표를 뗐고, 계열사인 SK하이닉스도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했다. LG그룹에서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 3월 열린 주총을 통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따로 분리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이같은 국내 대표 대기업들의 잇따른 행보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각 부문별 전문경영인들이 미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국내에서 보기 드물었던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 구조가 이처럼 자연스러운 고려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사회적 요구와 무관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내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타계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결과에서도 전문경영인의 경영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5월13일자 6면 참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인재 영입 방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필요에 따라 해외 인재, 경쟁사의 인사도 영입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물론, 전통적인 채용 방식 마저도 파괴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들어 정기 공채를 공식 폐지하고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상·하반기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 기술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고착화했던 기업 내 역할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감각을 갖춘 오너가 3,4세 자제들이 경영 전면에 두각을 드러내면서다. 이들은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선진화된 기업 문화를 만드는 한편 미래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대 교체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일은 큰 틀에서 변함이 없지만 방식에 있어서 시대적인 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실용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빠른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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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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