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글로벌 주도권 확보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활성화 등 미래형 자동차 육성 드라이브를 걸면서 사업 추진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부터 수소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수소전기차 누적 생산량을 지난해 2000대에서 2040년 620만대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040년까지 수소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선박, 수소열차, 수소건설기계 등 분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로드맵 발표 당시 “내가 수소전기차 홍보 모델”이라고 발언했으며, 지난해 10월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1월 말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수소전기차 개발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수소충전 시연을 참관했다. 특히 이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술연구소까지 57km 구간을 넥쏘를 타고 이동했다.
지난 1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과 수소전기차 전시물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한 정부는 3월부터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수소에너지를 크게 △생산 △저장·운송 △수송 △발전·산업 △안전·환경·인프라 등 5개 분야로 나눠 하반기에 기술로드맵 수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미래형 자동차 육성 방안이 발표되면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방침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정부의 지원 기조와 맞물려 수소전기차 생산 및 인프라 구축 등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120여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하며, 이를 통해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성장 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면서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1월말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 회장에 취임하고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글로벌 국가 및 민간 차원의 협력을 제안하면서 보폭을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1월부터 수소전기차 R&D 분야 신입 및 경력사원 상시채용을 실시해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를 오픈했다. 사진/현대차
수소전기차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인 수소충전소 확충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국내 최초로 안성휴게소에 고속도로 수소충전소를 공식 오픈했다. 현대차는 다음달까지 중부고속도로 하남휴게소, 남해고속도로 함안휴게소 등을 개소할 예정이며, 그 외 국회의사당 및 서울·부산·인천 등 도심 지역에 총 4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물론 복합환승센터, 버스 차고지 등 전국 주요 교통거점에 2022년까지 31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민관 합동으로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가 가속화되면 넥쏘 등 수소전기차 보급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5일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 Energy(이하 H2E)’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전기트럭으로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으로 설립된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올해부터 2025년까지 7년간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한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전기차가 보급될 경우 2040년에는 이산화탄소를 약 1000만톤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는 국내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수소에너지 사회로 전환이 이뤄지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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