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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해외처럼 금융사 핀테크 투자규제 풀어야"
당국,'금융사의 핀테크기업 투자 활성화' 연구용역 마무리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 인수·투자 성공한 해외사례 연구
2019-03-18 20:00:00 2019-03-18 20: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기업 투자에 적극적인 해외은행들의 사례를 참고해, 국내 정책에 어떻게 적용시킬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지급결제와 빅데이터 분석 핀테크 기업에 집중투자해 유니콘 기업을 다수 육성시켰다. 스페인 은행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는 비트코인, P2P대출에 투자하며 유망 핀테크 기업을 발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지분 투자규제를 완화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8일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의 핀테크 기업 투자에 관한 연구용역을 최근 마쳤다"며 "연구기관으로부터 미국 등 해외사례 자료를 받고 어떻게 정책에 적용할 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권 핀테크기업 투자에 관한 해외사례와 투자활성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연구'를 추진했다. 연구용역 수행기관은 '법무법인 광장'이며, 용역계약금은 1100만원이다. 해당 과제는 지난 11일에 완료됐다. 현재 금융위는 수행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받고 해당 자료를 검토 중이다. 
 
금융위가 참고하는 해외 사례중에는 미국·스페인 은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스페인 최대은행 BBVA는 유망 IT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지분투자하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2013년부터 지급결제와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기업에 집중 투자하며 핀테크 기업을 육성했다. 이때문에 골드만삭스는 2015년에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육성한 핀테크 기업은 혁신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콘텍스트 렐러번트(Context Relevant) 기업은 최신 머신 러닝 기술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켄쇼(Kensho) 기업은 기업들의 재무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애널리스트보다 더 정교한 금융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스페인 BBVA 은행은 2014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심플(Simple)'을 1억2000억달러에 인수하고, 벤처펀드 조성을 통해 비트코인·P2P대출·지급결제에 투자했다. 2009년부터는 핀테크 사업모델을 공모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공모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유럽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완화된 은산분리 법 때문이다. 미국 및 유럽도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은행들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인수·투자하는 방안이 제한돼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완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위도 올초부터 핀테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기획재정부 등 합동부처는 최근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핀테크 기업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을 인수·지분투자하는 방안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다. 당시 금융사들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만남에서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현재 은행법 37조에 따르면 은행은 비금융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출자제한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의 주식소유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되고, 관련 유니콘 기업이 잇달아 나오기 위해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만 사업초기에 생기는 재정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간의 업무제휴를 넘어 이제는 적극적인 협업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법 개정도 빠른 시일 안에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는 디지털 금융 혁신 방안과 금융권 핀테크 활성화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간담회 직후 금융위는 ‘금융 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한다.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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