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한식산업 백퍼센트 위기…융복합·다각화로 타개"
고동균 풀잎채 본부장 "한식 브랜드·매장 운영 다양화로 시너지 창출"
"고객이 원하는 대로 풀어가면 위기 넘을 수 있을 것"
입력 : 2019-03-17 06:00:00 수정 : 2019-03-18 09:35: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한식 외식사업의 위기다지난해 외식산업경기 전망지수에서 한식 음식점의 경기 지수는 65.85로 위축됐다고동균 풀잎채 사업본부장도 한식 외식산업은 "백퍼센트 위기"라고 인정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식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풀잎채는 한식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융복합'과 '다각화'를 택했다숨어 있는 한식 메뉴를 돌출시켜 전문 브랜드로 출시하고전문 메뉴를 다시 뷔페에 적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업계 최초로 뷔페형 푸드코트 매장도 도입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로 했다. "잠겨 있지만 리딩할 수 있는 한식 아이템이 있다결국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사업을 풀면 한식 시장은 꺼지지 않는다." 20여년간 한식 사업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풀잎채를, 종합식품업체로 도약시키려는 그를 만나 풀잎채 및 한식 외식산업의 미래를 짚어봤다.
 
고동균 풀잎채 사업본부장. 사진/풀잎채
 
한식 외식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풀잎채는 20여년 동안 한식 전문 업체로서 명맥을 유지해온 이유가 있나.
 
스테이크, 파스타 등 양식은 지역이 달라도 기본 틀은 비슷하다. 그러나 한식은 오퍼레이션부터 주방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다. 이 조그마한 대한민국에서도 한식은 이북에서 제주도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맛을 통일하는 게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식을 고객들이 맛있게 먹었을 때 느끼는 기쁨은 다르다. 한식의 맛과 가치를 높여 고객에게 선보이는 과정의 난관을 개척하고, 다양한 한식의 가치를 이어가고 싶은 게 한식을 표방하는 이유다.
 
한식의 다양성과 맛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결국 가장 대중적인 맛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저희 브랜드를 보면 물론 대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를 처음 론칭할 순간에는 숨죽였던 아이템들이었고 나중에 유행이 된 것이다. 풀잎채가 처음 론칭할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는 한식 뷔페가 없었다. 특히 처음에 곤드레 밥과 냉면은 다른 대기업에서도 1년 정도 지나서 따라했지만 결국 못했다. 고객을 리딩하는 브랜드가 되는 순간 대중적인 음식으로 발전하게 된 게 아닌가 한다.
 
한식뷔페 '풀잎채' 성공 이후 연이어 한식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사월에 보리밥과 쭈꾸미', '고복식당' 등을 론칭하게 된 계기는?
 
보리밥과 주꾸미는 대중적이지만 전문적으로 하는 데는 많지 않은 음식이다. 더군다나 프랜차이즈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보리밥에 대한 향수와 먹어보고 싶은 수요가 많다. 그렇기에 풀잎채에서 제공하던 메뉴를 돌출시켜 사월에 보리밥과 쭈꾸미라는 전국화 브랜드로 키워보고자 했다. ‘고복식당을 론칭하게 된 계기는 약간 다르다. 풀잎채를 운영하면서 기성세대보다 약간 어린 30~40대 초반부터 넓게는 20대까지 원하는 단품메뉴를 변형시켜 제공해보고 싶었다. 고복식당은 냉면에 전복죽, 전복장 등을 같이 제공함으로써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퓨전 형식의 테마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음식보다 특정 전문점을 찾아가는 게 유행이다. 트렌드에 벗어나는 게 우려되지 않았나.
 
시장의 흐름은 맛집이나 전문점이 대세라는 게 맞다. 그런데 맛집이라는 건 어쩌다 한번 갈 수는 있겠지만 매 끼니마다 갈 순 없다. 사람들은 맛집을 찾지만 주변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브랜드도 필요하다. 더욱이 맛집도 100, 200개 프랜차이즈화 되면 정말 특별하게는 못 만든다. 맛집은 한두 군데가 존재할 뿐이지 그 맛집을 계량화해서 못 만들기 때문이다. 풀잎채의 취지는 맛집에 못지않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이다.
 
풀잎채의 '사월에 보리밥과 쭈꾸미'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식당 매장도 직접 고객이 음식을 가져다 먹는 셀프형’, 점원이 갖다 주는 주문형으로 나눠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고객의 요구였다. ‘사월에 보리밥과 쭈꾸미가 처음에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을 시작을 했다. 그런데 한 작은 복합쇼핑몰에서 하고 싶다고 요청이 왔다. 기존 레스토랑 형태를 작은 몰에 그대로 넣으려고 하자니 객단가가 안 맞았다. 그렇다고 적자가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없었고 셀프형 매장을 시도해 가격을 낮춰서 음식을 제공했다. 그게 히트를 쳤다. 나중에는 작은 몰에서 성공을 하니까 지하 푸드코트까지 들어와 달라는 요청이 왔다. 반찬을 고객이 갖다먹는 셀프 뷔페형 푸드코트는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젠 푸드코트에서 작은 사이즈의 주문형 매장보다 매출이 더 많이 나오는 곳도 있다.
 
음식과 매장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식 산업의 위기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백퍼센트 위기가 맞다. 다른 대기업 한식뷔페 브랜드도 폐점하고 나간다. 그런데 그런 위기를 끌어안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런 위기 안에서도 한식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것이다. 풀잎채가 바라보는 건 잠겨 있지만 리딩할 수 있는 한식 아이템이 무엇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걸 성공적으로 끄집어낸 게 보리밥과 주꾸미였다. 그런 요리를 선두로 내놨을 때 고객의 요구가 셀프형도 원했고, 푸드코드 형태도 원했다. 그래서 다각화를 하게 된 것이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풀어가다 보면 위기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럼 한식 뷔페인 풀잎채매장의 비중을 줄이고 나머지 브랜드를 확대한다는 전략인가.
 
풀잎채의 비중을 줄이거나 나머지 브랜드를 무조건 확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상태에선 새로운 브랜드 매장을 늘리는 속도를 늦추고 있다. 왜냐하면 정확하게 수익을 따져서 매장 확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식 뷔페 풀잎채고복식당등 여러 브랜드를 함께 유지하는 것은 시너지를 낸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100여가지의 소스와 메뉴를 다룬다, 여기에서 나오는 제품이나 요리가 신규브랜드 론칭하는데 호환이 되는 메뉴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고복식당에 있던 메뉴가 풀잎채로 넘어가기도 한다. 일종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한식을 외식산업에서 일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가 궁금하다.
 
본래 대기업의 양식 외식 산업과 관련해서 일을 했다. 풀잎채에 들어오게 된 건 햇수로 6년 정도다. 풀잎채에서 일하게 된 궁극적인 계기는 개인적인 일인데, 당시 대표님과 부대표님께서 제 사무실로 네 번 찾아 왔다. ‘난 별거 없는데 왜 나한테 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네 번째 서너 시간씩 면담을 하면서 마지막이 마음이 동했다. 또 제가 대기업에서 왔다 보니까 이곳에 체계화는 없었던 것 같아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식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것 같은데 앞으로의 한식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나.
 
풀잎채로 이직을 하는 당시에 양식의 대표적인 외식 업체인 패밀리 레스토랑은 하향세를 걷고 있었다. 양식은 기복이라는 게 보인다. 하지만 한식은 특정 메뉴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계속 준비만 하고 고객의 요구만 충족시킨다면 이 시장이나 회사가 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 또 굳이 외식을 위해 한식을 먹지 않거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편견들이 있는데, 한식도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 한식도 퓨전으로 가면 집에서 못 먹는 요리가 된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가정간편식(HMR)부터 퓨전 한식 브랜드 출시, 풀잎채 매장 다각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HMR은 이미 다양하게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유통망이나 마케팅 역량을 따라가기 어렵지만 앞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프랜차이즈 기업 마세다린의 아시아푸드 전문점 코베타이와의 제휴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베타이 식당은 베트남, 타이 음식과 한국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매장이다. 장소와 상권에 대해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풀잎채의 프리미엄 버전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외식 산업은 고급 음식이 대중화되는 게 있고 대중화된 음식이 고급화 되는 경우가 있다. 프리미엄 매장이 대중을 리드하게 되면 이게 다시 대중화될 수 있다. 음식은 계속해서 상호작용 받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여러 브랜드들이 시너지를 내 종합식품업체인 PIC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게 목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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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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