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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7인7색…다양한 지속가능성 담은 사르카 우수기사
국제정치부터 환경까지… 기성언론의 사각지대 조망하는 번역
2019-02-18 08:00:00 2019-02-18 08:00:00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사르카·SARKA)’는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외신 번역 기자단이다. 사르카는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2013년부터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사르카에는 120여명의 청소년이 지속가능 관련 외신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1월 기준 총 2045개의 기사가 사르카를 통해 발행됐다. 금천사스타 학생 20여명은 지난해 말 활동에 들어갔다.
 
사르카 기자들은 국내 언론 보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속가능 관련 외신들을 번역한다. 번역된 기사는 지속가능바람 대학생 기자단의 검수를 거쳐 바람의 웹진은 물론 르몽드 디폴로마티크, 뉴스토마토, 지속가능저널 등 기성 언론에 게재된다.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서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다.
 
우수기사상을 받은 사르카 학생들과 멘토들이 17일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가 열린 서울 금천구청 대강당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CSR연구소
 
2019 동계 지속가능 아카데미에서는 현재 활동 중인 사르카 기자들의 우수 번역 기사 7편을 선정했다. 우수 기사는 주제의 타당성과 참신성, 번역의 적절성, 소재의 시의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우수 번역 기사에 뽑힌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설치, 생태계의 급격한 기후 변화, 야생동물의 멸종 위기, 환경 파괴, 사생활 보호, 대기오염의 심각성, 지속가능 패션 등 세계 각국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내용을 폭넓게 조명했다. 수상한 장은수 인천외고 학생은 “활동을 하면서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성을 지닌 기사들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사르카의 활동들이 더 널리 알려지도록 힘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경서 이화외고 학생은 ‘미국 국경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이미 존재한다’라는 제목으로 타임즈의 기사를 번역했다.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을 뿐 아니라, 게이트웨이 인터내셔널 브릿지 위에 있는 10여명의 이민자들을 각각 인터뷰한 생생한 대화를 실었다. 기사는 정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 궁극적으로 이민 자체를 축소시켰다는 점을 짚어냈다. 국제사회가 난민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점에서 주제의 타당성과 시의성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정재 중앙고 학생은 ‘전 세계 대부분의 지상 생태계는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변화’의 위험에 처해 있다’라는 제목의 가디언 기사를 번역했다. 번역기사가 소개한 연구방법은 모니터링 방식을 이용해 예측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고생물학 자료를 최초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는 꽃가루 알갱이와 식물 화석의 변화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주요 보고서는 세계가 2020년까지 야생동물의 3분의 2를 잃을 것이라 경고한다’라는 제목의 가디언 기사는 장은수 인천외고 학생이 번역했다. 기사는 야생동물의 멸종이 먼 미래가 아닌 바로 몇 년 뒤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근거로, 2020년까지 야생동물의 수가 지금의 3분의 2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사는 나아가 해결책을 모색했다. 사회의 자원 소비시스템 변화를 시급한 대안으로 들었다. 번역의 적절성과 소재의 시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진세민 명덕외고 학생은 ‘지구를 걸어 다니는 가장 지적인 생명체가 자신의 유일한 집을 훼손하고 있다’는 가디언의 기사를 번역했다. 기사는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인터뷰를 담았다. 문답이 아닌 풀어쓰는 형식으로 그의 고민을 온전히 담아냈다. 사실 전달에 치우치기보다 그의 개인적 경험과 사실, 그가 생각하는 해결책까지 그만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이 기사는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개인의 삶 속에서 환경 문제를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예린 서울여고 학생은 ‘기술 회사들이 경찰의 ‘스마트폰 스파이 활동’을 허용하는 새로운 호주법을 맹비난한다’는 제목으로 CNN 기사를 번역했다. 기사는 경찰의 사생활 정보접근 권한을 허용하는 호주의 법안을 다뤘다. 법안에 얽힌 사회적 이해관계 집단의 이야기를 풀어썼다. 이예린 학생이 번역한 기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안전과 수사관의 이익을 놓고 복잡하게 얽힌 호주의 법안에 관해 폭넓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장혜경 안양외고 학생은 ‘아동비만은 차량으로 인한 대기오염에 연관이 있다’는 제목으로 가디언 기사를 번역했다. 기사는 디젤엔진에서 내뿜어진 높은 수준의 이산화질소가 신생아의 빠른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장혜경 학생이 번역한 기사는 오염된 대기가 아동 비만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문제점을 환기했다. 단순히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인체에 복합적인 장애를 유발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유진 인천외고 학생은 ‘수공 직물 -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가는 한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영국의 과학전문지 피조그 닷컴(Physorg.com)의 기사를 번역했다. 기사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골드 스미스(Gold Smith)를 인터뷰했다. 빈곤 속에 사는 여성에게 생계비를 가져다준다는 그의 비즈니스모델을 상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이해를 도왔다. 지속가능한 경영의 모범 사례를 적절히 번역했다는 점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선은ㆍ안세연 KSR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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