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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 KB와이즈스타 부동산투자신탁1호)호텔공사에 돈 빌려주고 5%대 이자 받는 펀드
KB국민은행 명동사옥 개발에 대출 참여…2순위지만 확정이자 매력에 '10분 완판'
2019-02-15 00:00:00 2019-02-15 08:40:5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KB국민은행이 부동산펀드를 선보였다.
 
펀드 상품은 자산운용사가 만들어 증권사가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은행이 주도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펀드상품 발매를 전하는 보도자료는 KB증권이 아니라 KB국민은행에서 나왔고 판매창구 역시 은행 중심이었다. 회사 측은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증권, KB자산운용 등이 모여 하나의 상품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은행이 주도한 ‘KB와이즈스타 부동산투자신탁1호’(이하 KB부동산펀드1호)는 KB국민은행 명동사옥을 호텔로 개발하는 데 참여해 총 42개월의 투자기간 동안 연 5.12%의 수익률을 3개월마다 나눠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부동산펀드다. 
 
KB국민은행 명동사옥은 서울의 핵심상권 중 한 곳인 명동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외국인의 왕래가 매우 많은 곳이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호텔과 마주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전문 금융사인 안젤로고든은 이 자리에 호텔과 리테일 점포가 들어가는 지하3층~지상18층 규모 복합시설을 개발한다. 시공은 CJ대한통운이 맡았다. 공사는 올해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36개월, 펀드청산은 2022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이 공사에 필요한 자금이 4000억원을 조금 넘는데 이중 3560억원이 금융권 대출로 조달된다. 1순위 대출은 총 2150억원을 빌려주는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그리고 2순위 대출이 KB부동산펀드1호가 모집한 750억원이다. 
 
현재 금융투자회사이 출시해 운용 중인 부동산펀드가 많은데 대부분은 펀드가 건물 지분을 소유하고 거기에서 발행하는 월세를 분배금으로 나눠주다가 일정기간 후 매각해서 차익이 생기면 나누고 청산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이와 달리 KB부동산펀드1호는 건물지분이 아니라 건축비를 대는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담보를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선순위는 아니지만 시공을 맡은 CJ대한통운이나 시행을 주관하는 안젤로고든(1000억원 투자)보다는 상환순위가 앞선다. 게다가 변동성이 있는 월세가 아니라 확정된 대출이자 연 5.12%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매력이 부각돼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주 금요일(8일)에 언론을 통해 이런 상품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월요일(11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판매 개시 10분만에 모집금액 750억원이 완판됐다. 
 
요즘 금융회사에서 펀드 등 투자상품 가입서류에 사인하는 데만 10분이 넘게 걸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지난주에 이미 마감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은행 PB고객 등이 미리 가입을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발 늦어서 가입하지 못했다고 해도 투자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공모펀드가 청산시점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일 경우엔 최소한의 환금성 확보를 위해 수익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예정대로라면 이 상품도 3개월 후에 상장될 테니 그때 매수하면 된다.
 
다만 모집 당시의 뜨거운 열기를 감안하면 시장가는 공모가(기준가)보다 제법 높은 가격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싸게 살수록 기대수익률은 낮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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