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자 정보유출 관여' 남재준, 1심 무죄
"공직자 비위 첩보활동은 적법한 직무 아냐"…국정원 직원들 집유 선고
입력 : 2019-01-04 16:13:31 수정 : 2019-01-04 16:14:3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에 대한 불법 정보조회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불법 정보조회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에겐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채 전 총장 혼외자 개인정보를 취득하기 직전 무렵 검찰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추가 혐의를 적용할 건지 논의가 있었던 점을 비춰보면 검찰의 국정원 수사 방해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검찰 수사 방해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혼외자 첩보는 우연한 기회에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국정원 내부에서 이전에 채 전 총장 조회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수사 방해 목적이었다면 채 전 총장 및 지인 정보 수집의 가능성이 있었을 텐데 현재 증거로는 알 수 없고, 2013년 당시 국정원 내 검찰 수사 대응 TF가 운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채 전 총장 혼외자 관련 논의 상황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이 혼외자 첩보 검증을 위해 고위공직자 신원조회 차원에서 적법한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국가정보원법이 정하는 직무 어디에도 공직자 비위 첩보 활동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개인정보 보안업무도 시행되지 않아 적법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검찰과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조직적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첩보 확인과 검증 지시를 피고인들이 해 범행이 이뤄진 이상 공동정범 죄책이 모두 인정되고, 상부 지시라 하더라도 위법한 지시를 따를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위법한 행위까지 정당화되지 않는다”면서도 “서 전 차장이 문 전 국장에게 첩보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보여 남 전 원장이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 전 원장이 검증 결과를 보고받을 때도 ‘쓸데없는 일 했다’며 질책했다는데 애초 검증을 승인했다면 그런 결과에 질책할 만한 일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남 전 원장이 첩보 지시를 승인함으로써 범행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기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남 전 원장과 서 전 차장, 문 전 국장은 2013년 6월 채 전 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첩보를 듣고 부정한 목적으로 국정원 정보관에게 혼외자의 가족관계와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지휘한 채 전 총장은 2013년 6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해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가 3개월 만에 혼외자 의혹 보도로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혼외자의 정보 유출에는 국정원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채동욱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불법 정보조회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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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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