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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도 수요 위축…헐값 매물에도 시큰둥
금리인상·대출 규제 여파…"자산가도 자금부담 커져"
2018-12-24 14:10:50 2018-12-24 14:10:50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금리 인상과 더불어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매시장까지 여파가 번지고 있다. 올해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하면서 수요가 위축된 모습이다.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 규제가 지속되면서 경매 시장도 당분간 하락세가 전망된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강남 고급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한 해 낙찰가율은 지난해 74%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72.2%를 기록했다. 주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은 84.9%로 지난해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아파트·주상복합 낙찰가율 역시 85.4%로 같은 기간 6.8%포인트 떨어졌다. 이어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낙찰가율도 1년 새 73.7%로 7.3%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과 지난해 낙찰가율 80%선에서 하락반전한 것이다. 
 
경매 시장 위축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9·13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 여파가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동산 규제로 인한 매수 심리 위축은 경매 시장에서 평균응찰자 수 감소로 나타난다. 실제 올해 평균 응찰자는 3.3명으로 지난해 4.0명에 비해 0.7명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9월까지 12.3명을 기록하다가 10월 7.4명에서 11월 5.5명 등으로 뚜렷한 감소세다.
 
실수요자보다도 임대사업 등의 투자 수요가 많은 경매시장의 특성을 감안 할 때 이 같은 정부의 대출 규제는 임대사업자 등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낙찰을 받아도 경락잔금대출이 불가능하거나 한도가 크게 줄다 보니 자칫 잔금을 못 내 입찰보증금을 날릴 수 있어 상당수 임대 사업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서울에선 고급주상복합단지가 헐값 매물로 경매시장에 나와 주목된다.  2014년 이후 4년만에 경매시장에 모습 드러낸 '갤러리아포레'(전용면적 218.6㎡)의 두 번째 경매가 최근 진행됐다. 이 단지의 감정가는 44억3000만원으로 1회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매각가는 35억4400만원이다. '롯데캐슬골드'(전용 245㎡)도 두 번째 경매에 나섰다. 2016년 2월 이후 처음 경매 시장에 나왔다. 감정가 40억1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경매 최저가는 32억800만원이다. 내년 1월 중순으로 매각기일이 잡혔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2년 만에 경매시장에 나왔다.  전용면적 163.6㎡며 감정가 23억50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18억8000만원에서 경매가 시작됐다. 이들 단지는 감정가보다 적게는 5억원에서 9억원 가까이 저렴한 금액으로 나왔다.
 
이같이 서울 고가 고급주상복합단지가 헐값 매물로 나온 것은 경매 시장 위축의 전조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 고가 아파트가 유찰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경매 시장에 나온 것은 일반 부동산 시장에 이어 경매 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전조 현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급 주상복합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층은 한정적인데, 자산가들조차 대출 규제로 자금 융통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매매시장에서 물건이 소화되지 않고 경매시장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잇단 규제로 향후 자산가들의 관심이 주거용 상품에서 다른 투자처로 옮겨가게 되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침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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