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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기)⑪ ‘다사다난’ 암호화폐시장…내년엔 달라질까
최종수익률 -63.6%…비트코인 시세, 1년새 85% 급락
암호화폐시장, 격변기…시장 크는데 법적·제도적 뒷받침 없어
2018-12-19 06:00:00 2018-12-19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
 
한 해가 저무는 연말이 되면 자주 듣게 되는 표현이지만, 올해 암호화폐 시장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고사성어 또한 ‘다사다난’이 아닐까 싶다. 작년 이맘때 ‘김치 프리미엄(한국의 암호화폐 거래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1년 동안 격변기를 거치며 급등락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11월26일 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이하 업비트 종가 기준)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1월5일 역대 최고가인 2744만원을 기록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현재 391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1년여 만에 85%가 떨어진 셈이다.
 
올해 1월, 기자의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해 ‘김창경 기자의 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와 ‘김형석 기자의 P2P투자로 결혼자금 마련하기’ 등 3명의 기자가 3가지 방식의 실전 재테크 일지를 쓰기 시작했던 투자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창경 기자의 경우 증권부장으로 인사발령이 나면서 신송희 기자가 뒤를 이어 받았고, 김형석 기자는 결혼과 함께 투자가 종료돼 그 자리에 '내집마련 탐방기 동네한바퀴'가 연재되고 있다.
 
'최후의 1인'으로 남아있던 기자 역시 오늘 마지막 투자기를 쓰게 됐다. 이것이 시즌1이 될지, 진짜 끝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투자기 작성 전날 지금까지 쓴 재테크 일지를 다시 읽어봤는데 기분이 묘했다. 지난 1년여 간의 암호화폐시장 움직임과 암호화폐 매수·매도를 고민했던 과정이 담겨 있어서다. 쌈짓돈 100만원을 가지고 시작했던 기자의 암호화폐 투자 수익률 역시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변해왔다.
 
지난 2월만 해도 한 달 투자수익률이 30.9%(업비트 기준)에 달하기도 했는데 1년도 안된 12월18일 오전 10시45분 현재 수익률은 -63.6%로 추락했다. 맨처음 매수했던 비트코인 가격만 놓고 비교해보면 당시 평균 매수가였던 850만원이 391만원으로 54%나 빠진 것이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BTC) 한 개 가격이 연중 최저가인 350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전체 수익률 -70%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나 할까.
 
최근 1년간 비트코인 추세. 캡쳐/업비트
 
기자의 투자 내역을 코인별로 보면 비트코인 수익률이 -50.1%를 나타내고 있으며, 라이트코인(LTC)과 이오스(EOS)는 각각 -84.3%, -82.29%를 보이고 있다. 트론(TRX)와 네오(NEO), 모네로(XMR)의 수익률은 각각 -79.1%, -91.26%, -81.7%다. 지난 10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 ‘링크(LINK)’에 투자하기 위해 넣어둔 자산 또한 -18.2%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는 탓에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수익률도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시장은 최근 1년간 급성장했지만 동시에 걸림돌도 많은 상태다.
 
특히 국내의 경우 지난 1월 말 금융당국이 은행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도입을 주문하면서 암호화폐거래소의 신규투자 진입 방법이 사실상 막혔고, 암호화폐공개(ICO) 전면 금지 정책 또한 정부의 방조 속에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와 법인계좌·코인간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거래소 코인이나 크립토 펀드, 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발행하는 거래소공개(IEO)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 방법도 나타났다.
 
또 가치가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출시된 가운데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 제재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전체가 충격을 받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회 정무위원회 등 국회와 민간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발판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한 행정적 조치에서 나아가 제대로 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시장은 되살아날 수 있을까.
 
‘제2의 튤립버블’이라는 평가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는 진단이 공존하는 암호화폐의 앞날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거품이 내려앉은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옥석가리기가 시작돼야 할 때로 보인다.
 
기자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기’는 여기서 첫 번째 막을 내리지만, 암호화폐 투자는 끝이 아니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니, 재정비 후 좋은 모습으로 다시 보길 고대하겠다.
 
12월18일 오전 10시45분 업비트 기준 투자 현황.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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