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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정책 나서는 상장사…"배당 더 높여야"
삼성전자·현대차 등 자사주 매입·소각 실시…코스피 배당성향 16%, 신흥국 평균보다 낮아
2018-12-07 16:44:35 2018-12-07 16:44:35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도입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배당성향은 아직 주요국가 대비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전자, 현대차를 포함해 20곳이 넘는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 혹은 소각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전체 발행주식의 약 7%에 달하는 5억3028만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1차 소각에 이어 남은 보유량을 없앤 것으로, 장부가 기준 4조8751억원 규모다.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 내년 2월 말까지 276만9388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100만주를, 코스닥 상장사인 세종메디칼은 8만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수를 감소시켜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추후 이를 소각해야 효과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일시적 이벤트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주주가치를 높이는 수단이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주식 수를 줄여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법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 67곳이 약 2조9073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고, 8개의 기업이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 금액은 2조47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99억원 대비 약 7.5배 늘었다. 자사주 매입 규모보다 소각금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결산배당 외에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기업들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중간배당을 실시한 코스피 상장사는 14곳, 분기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는 18곳으로, 지난해 전체 중간배당 14곳, 분기배당 14곳보다 많았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고 주주들의 요구도 커지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연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에 맞춰 기업의 주주환원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주 환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은 아직 낮다는 지적이다. 2001년 이후 선진국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48.6%인 반면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은 16.7%에 그쳤다. 신흥국 평균인 33%의 절반 수준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배당성향을 현재 16.7%에서 30%로 높이면 코스피의 적정가치는 2080포인트에서 2275.9포인트로 9.4% 높아진다"며 "우리나라는 배당성향이 심각하게 낮은데, 경제 여건상 대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이면 자체 동력으로도 코스피 가치를 10%까지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만 배당성향은 선진국 대비 심각하게 낮은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적극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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