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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10달러 붕괴…'울며 겨자먹기' 정기보수
2018-11-19 16:35:37 2018-11-19 17:46:46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태양광 전지(셀)를 만드는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하면서 업계가 하반기 '울며 겨자 먹기'로 정기보수에 들어갔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10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되자, 공장 가동률을 최소화하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매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9일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폴리실리콘 가격은 kg(킬로그램)당 전주보다 1.23%(0.12달러) 하락한 9.63달러를 기록했다. 올 1분기 kg당 평균 16.42달러를 기록한 폴리실리콘 가격은 2분기 14.32달러, 3분기 11.04달러까지 떨어지다가 현재 10달러 선마저 붕괴됐다. 10달러 아래는 사상 처음이다. 2008년에는 한때 kg당 4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일반적인 손익분기점은 중국 기업의 경우 9~10달러, 한국 기업은 12~14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이 지난 6월 태양광 보조금 삭감과 신규 프로젝트 중단 등을 발표하자 태양광 신규 설치 수요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얼어붙었다. 당초 하반기 공급이 많았던 데다, 중간제품인 잉곳·웨이퍼 업체들이 갖고 있던 폴리실리콘 재고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OCI가 인수한 일본 도쿠야마 소유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전경. 사진/OCI
 
폴리실리콘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2위인 OCI는 4분기로 예정했던 정기보수를 3분기로 당겨 진행했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말레이시아 투자를 늘리기로 하는 등 원가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물량 절반 이상을 한화큐셀에 공급하는 한화케미칼도 이달 5일부터 약 40일 일정으로 정기보수를 진행 중이다.
 
정기보수는 안정적 공장 운영을 위한 투자로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기보수 기간에는 공정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지만, 태양광 업계는 어차피 진행해야 할 정기보수를 시황이 나쁜 시기에 돌입해 추후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요가 줄면서 전체 시장 수요가 위축돼 물량을 찍어내도 사갈 곳이 없으니 어차피 해야 할 정기보수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업체들도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가격이 쉽게 올라갈 것 같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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