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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도 베트남 눈독…국영기업 M&A 추진
변압기 사업 등 국영기업 지분 투자 제안
2018-11-13 11:03:33 2018-11-13 11:03:45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효성이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정한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삼성과 SK, LG, 포스코, CJ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베트남을 중국을 대신할 기회의 땅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이미 단행했거나 모색 중이다.
 
13일 베트남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베트남 국영기업(SOE, State-owned Enterprises)의 민영화 과정에 참여해 주식매입, 자본출자 등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베트남 정부 측에 제안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를 뿌리부터 깊게 다지겠다는 측면과 함께, 전력 등 낙후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베트남 내 만성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변압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효성은 베트남 국영전력공사가 보유한 동안전기설비공사(EEMC)의 지분 46.58%(1300만주) 매입 의사를 베트남 정부 측에 전달했다. EEMC를 시작으로 또 다른 국영기업 M&A도 추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사업 확대 등에 긴밀히 협의했다. 사진/효성
 
조 회장은 지난 2월8일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의 회담에서 "효성은 전력 건설 및 송전 프로젝트 수행에 상당한 경험이 있다"면서 베트남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효성이 보유한 기술 이전을 통해 베트남이 변압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정부 소식통은 "운용 효율성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투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서 효성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효성은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화학과 중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지난달 하순 베트남 정부로부터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13억달러를 투자하는 폴리프로필렌(PP) 생산 공장과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설 프로젝트 승인을 받았다. 이곳에 건설한 PP 생산공장은 효성의 한국내 생산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지난 2007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인근 연짝공단에 베트남 동나이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현재까지 스판덱스, 자동차 타이어코드 생산 시설 등에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연짝공단에서는 9개의 공장이 가동 중이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판덱스 사는 아디다스, 나이키, 퓨마 등에, 스틸코드와 타이어코드 등은 굿이어, 요코하마, 미쉐린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납품되고 있다.

최근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광남성 땀탕공단 내 제2공장 부지에 신규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1억5200만달러를 투자해 폴리에스터 및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으로, 효성첨단소재는 초기 자본금 3000만달러를 연내 신규 법인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효성은 지난 2월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화학공장 등 건립을 위한 MOU(상호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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