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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양보' 스킨푸드 몰락…노세일 마케팅, '악수'였나
1세대 로드숍 존폐 위기설…"스킨푸드만의 경영상 문제"
2018-10-11 16:28:28 2018-10-11 16:30:02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1세대 로드숍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스킨푸드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사드 이후 고전하고 있는 원브랜드숍 위기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카피문구를 타고 지난 2010년 업계 3위까지 올랐던 스킨푸드가 몰락한 이유는 노세일(No-sale) 정책과 사드보복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스킨푸드는 과거 브랜드숍들이 'OO데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세일을 할 때도 할인을 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했다. 거품없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충성고객을 이끌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매출은 다른 결과를 보였다. 2014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스킨푸드의 총 부채는 지난해 기준 43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무려 781%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스킨푸드의 노세일 정책은 결국 시대에 뒤떨어진 마케팅"이라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내수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 선점이 가장 중요했는데 스킨푸드는 다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보복도 스킨푸드의 적자에 기여했다. 스킨푸드 중국법인은 지난 2015년 3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판매 중단을 알리는 스킨푸드 매장.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스킨푸드 사태로 1세대 로드숍으로 꼽히는 미샤, 토니모리 등에 대한 위기설도 재부각됐다. 화장품 시장이 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커져나가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 소비자를 공략해나가던 원브랜드숍들은 사드보복 이후 쌓인 적자를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에이블씨엔씨,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등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원브랜드숍들은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샤의 경우 브랜드 정체성 강화를 위해 화장품 편집매장이었던 '뷰티넷' 사업을 접었다. 토니모리는 뉴비즈사업부 신설을 통해 온라인, 홈쇼핑, 해외 성장 등 신규 채널 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고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줄어든 내수시장과 H&B스토어로 인해 경쟁 등 위기의 타이밍은 맞지만 스킨푸드의 경우 경영상의 문제가 더 크다"라며 "변화의 시점이나 사업 존폐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랜드숍의 부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기존 H&B스토어에 부츠, 시코르 등 다른 콘셉트의 H&B 스토어가 등장했으며 '아리따움 강남 라이브' 등 새로운 형태의 체험형 매장도 생겼다. 오는 2019년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세포라도 국내 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스킨푸드는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스킨푸드는 "현금 유동성 대비 과도한 채무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채무를 조정하고 기업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채권자 등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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