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 징역 20년" 구형(종합)
"헌법 가치 훼손…죄에 상응하는 책임 물어야"
MB "부정부패·정경유착 가장 경계…치욕적"
입력 : 2018-09-06 16:33:06 수정 : 2018-09-06 16:33:06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검찰이 다스 법인 자금 349억원을 횡령하고 111억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 4131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한민국 최고권력자였던 17대 대통령의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사건”이라며 “수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자신과 무관하다던 다스를 사금고처럼 이용하고 14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는 등 권한과 영향력을 부당하게 사용해 사적 이익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대통령이 수행하는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범죄 혐의 일체를 부인하며 그 책임을 자신의 지시를 받아 일했던 측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이 책임을 돌리는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 등은 정작 이 사건 책임자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고, 법정에서 현출된 인적, 물적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면 이 전 대통령이 궁극적인 책임자라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양형사유에 대해서는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됐음에도 자신의 이익 위해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헌법 7조는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사익 추구를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지난 2년간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되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상황 발생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하루빨리 아픔 치유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헌법가치 재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이 전 대통령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고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 구형 직후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플리바게닝을 의심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이 BBK특검과 전혀 다른 결론을 낸 가장 주요한 근거는 다스 설립 때부터 일한 김성우 전 사장의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설립했다’는 진술”이라며 “김 전 사장 진술이 거짓임이 객관적 자료로 밝혀졌고, 감경을 위해 허위진술을 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억울한 사람이 죄를 받을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서 허용되면 안된다”며 이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또 “검찰은 김재정씨 앞으로 돈이 전달된 것까지 입증했을 뿐 이 전 대통령이 받았거나 사용했다고 하는 증거는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범행이 10여 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35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인데 이 전 대통령이 공범이라면 이렇게 아무런 흔적이 안 남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도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검찰 기소 내용은 대부분 돈과 결부돼 있다”며 “샐러리맨 표상으로 불리는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지내 돈과 권력이 함께 했기 때문인데 이런 상투적인 이미지 함정에 빠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을 이었다.
 
또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이것을 경계하며 살아왔는데 너무 치욕적”이라며 “퇴임 후 4대강 사업 등 수사에서 무혐의로 밝혀졌고, 돈을 챙긴 적도 없고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 혹독한 가난 속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대학 다녔지만 남의 것을 탐한 적 없었고, 학생운동에 앞장섰다가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불의에 타협하거나 권력에 빌붙어 이익을 구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장과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월급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썼고 소위 국정원 특활비에 대한 관행 있는지 몰랐고, 보고나 지시 받은 적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적 없고, 배당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자문을 해준 적은 있지만 다스 소유권이 바뀔 수는 없다. (거짓 진술에 대해서도) 그들이 사실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는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스 관련 347억원의 횡령, 31억원의 조세포탈, 삼성그룹의 다스 미국 소송 지원 등 111억원의 뇌물, 대통령 기록물 3402건 유출 등의 혐의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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