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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스타人) ‘7년의 밤’ 장동건, 컴퓨터 미남 지워버릴 ‘섬뜩함’ 주목
기획·제작 기간만 6년…딸 잃은 후 7년 만의 복수 그려
기획·제작 기간만 6년…탄탄한 스토리
2018-03-19 17:17:44 2018-03-19 17:31:1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컴퓨터 미남’이란 찬사 자체가 데뷔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는 얘기다. 잘생김을 논할 때 배우 장동건을 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란 개념은 이미 대중들에게도 확고한 팩트가 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장동건은 데뷔 당시부터 팬들과 제작진들 사이의 괴리감이 이상할 정도로 컸던 배우다. 태생부터 연예인으로 봐야 할 그의 외모는 연예인 외에는 달리 어떤 직업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반대로 그의 연기력은 검증과 증명 이하에서 항상 맴돌았다. 물론 그가 알을 깨고 나온 이후부터 장동건은 완성형이 됐다. 그리고 데뷔 2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로 스크린을 섬뜩하게 할 준비를 끝마쳤다.
 
영화 '7년의 밤'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악역 장동건 미스캐스팅?  기괴함 넘은 섬뜩함마저..
 오는 28일 개봉하는 ‘7년의 밤’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정유정 작가의 이 소설은 출판 시장에 공개가 되자마자 ‘정유정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탄탄하고 압도적이었다. 무엇보다 영화적 구성과 어둡고 임팩트 강한 느낌은 ‘가장 영화화가 기대되는 소설’로 항상 가장 맨 위에 이름을 올려왔다.
 
충무로 제작사 사이에서 판권 경쟁까지 일으킨 이 영화가 지금의 제작사로 넘어간 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극중 ‘오영제를 과연 누가 연기할 것인가’란 대목이었다. 그 어떤 배역보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악역인지, 선역인지 사실 분간하기도 힘들다. 딸을 잃은 아버지로서 7년 동안 기다린 복수를 완결하는 캐릭터다. 사실상 사이코패스적인 느낌도 강하다. 집착과 광기가 넘친다.
 
딸의 죽음을 공감하는지에 대한 모습도 묘한 느낌을 준다.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넘친다. 기획 단계부터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탐을 냈던 배역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오영제’는 배우 장동건의 몫이 됐다.
‘치과의사’이면서 가정폭력의 가해자 그리고 7년이 넘는 끈질긴 복수의 준비 기간 등은 다소 유약한 이미지의 장동건과는 사실상 맞지 않는단 원작 팬들의 ‘미스 캐스팅’ 논란은 최근까지도 여전했다.
 
하지만 공개된 이미지는 대중의 기억 속 장동건의 모습이 아니었다. 심각한 M자 탈모 그리고 눈썹까지 듬성듬성한 얼굴은 기괴함을 넘어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눈빛마저 서늘한 장동건의 공개된 스틸은 ‘7년의 밤’ 속 폭력적 성향의 ‘오영제’ 모습 그대로였다. 원작을 읽은 팬들 모두가 그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포털사이트 영화 소개 댓글 란에는 개봉 전이지만 장동건의 충격적 비주얼에 영화의 기대감을 전하는 댓글이 넘쳤다.
 
영화 '7년의 밤'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 해안선 강상병…'오영제' 역으로 연기 완성
사실 원작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영제’는 단순한 악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이 많다. 사건을 만들어 낸 최현수(류승룡) 그리고 화자의 개념인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고경표)도 주목을 받지만 오영제는 단순한 개념에선 이 영화에서 악인이 맞다.
 
그럼에도 원작 팬들이 단순한 악인으로 보지 않는 것은 냉철하고 분석적인 면이 강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악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원작자인 정유정 작가의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인물과 ‘악’에 대한 규정이 ‘오영제’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적으로 만나고 알고 지내면 예의 바르고 매너가 좋은 남자,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감정 교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실에선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그런 인물이 바로 ‘오영제’다.
 
장동건은 이미 이 같은 역할을 한 번 경험한 바 있다. 2002년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에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놓인 ‘강상병’을 사실감 넘치게 연기한 바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잘생김’ 속에서 ‘연기력 결여’에 부족함이 논해지던 배우였다. 
 
무려 6년의 걸친 기획과 제작 단계를 넘어 개봉을 앞둔 ‘7년의 밤’. 그리고 ‘7년의 밤’을 완성할 ‘오영제’를 사실감 넘치게 연기한 장동건의 존재감. 오랜만에 관객들이 느낄 캐릭터 성찬(聖餐)의 중심에 그가 서 있다. 스토리는 두 말 하면 잔소리가 될 듯하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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