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작년 미국 로비자금 역대최고
350만달러로 전년대비 2배 기록…"트럼프 보호무역 대응 차원"
입력 : 2018-02-26 17:17:51 수정 : 2018-02-26 17:17:5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이 지난해 미국에서 로비활동을 위해 사용한 금액이 35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라클, 퀄컴, 애플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에 비해 적은 규모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자국 중심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되면서 로비자금 지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관련 업계와 미국 정치자금 추적·조사 전문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341만달러)와 삼성물산(9만달러)의 현지법인과 로펌 등을 통해 총 350만달러의 로비자금을 지출했다. 지난 2016년 삼성 현지 법인과 로펌을 통해 지출된 금액 164만달러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5년 168만달러도 넘어섰다.
 
5년간 삼성전자의 대미 로비자금 추이. 자료/CRP 
 
삼성의 로비자금 지출 목적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과 관련한 무역 관련 사안으로, 전체 110건 가운데 18건에 달했다. 주요 로비 대상 기관은 연방하원과 연방상원이 각각 27건과 26건을 차지했다. 이 외 대통령실(9건), 무역대표부(USTR)·상무부(각 6건), 백악관·재무부(각 5건), 총무청·국무부·교육부(각 4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7일 국내기업 세탁기에 대해 내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효했다. 미국이 발효한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르면 첫해 수입 세탁기 120만대에는 20%의 관세가 부과되며, 초과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또 나프타와 관련해서는 "폐기할지도 모른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TV, 세탁기, 생활가전 등을 생산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수익성은 물론 판매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내 전자업종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로비자금을 지출한 곳은 1238만5000달러를 신고한 오라클이었다. 유일하게 1000만달러를 넘겼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850만달러, 퀄컴이 826만달러의 로비자금을 지출했다. 애플은 707만달러, IBM은 531만달러, 휴렛팩커드(HP) 498만달러, 인텔 373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해외 업체 중에서는 독일의 지멘스(395만달러)가 가장 많은 로비자금을 사용했다. 삼성전자(341만달러)는 1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로 특허·지적재산권에 관한 로비가 다수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무역 관련 사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삼성이 치열한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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