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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아직도 찾아보기 힘든 '매도 리포트'
2017-12-01 08:00:00 2017-12-01 08:00:00
‘아직 더 오를 여력이 있다’, ‘안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는 주식’, ‘우려에 의한 과도한 급락’, ‘주주환원 정책으로 재평가 이어질 것’.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 리포트 주제들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대해 증권업계는 과도한 수준이며, 반도체에 대한 우려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26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국내 증권사들과는 다른 리포트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4분기부터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D램의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면서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목표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300만원을 넘게 보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과는 다르게 비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뉴욕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 기술주인 나스닥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마이크론테크, 엔비디아, 인텔 등의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 29일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고, 외신들은 '반도체 최악의 날'이라고 칭했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만 유독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는 것은 상장사 눈치보기가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당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으면 기업탐방을 제한해 정보접근이 어려워지는 경우들이 있었고, 욕을 들었던 경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증권사와 해외 증권사의 리포트 비중 차이는 극심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발간된 리포트의 비중은 매수 75.3%, 중립 20.2%, 매도 4.5%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 증권사를 제외한 리포트 비중은 매수 86.7%, 중립 13.1%, 매도 0.2%였다. 반면 올해 해외 증권사들의 리포트 비중은 매수 51.3%, 중립 33%, 매도 15.8%다. 중립은 19.9%포인트, 매도는 15.6%포인트가 차이난다. 국내 증권사 1000개의 리포트 중 단 2개만이 매도였던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막고자 금융감독당국이 내놓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의 개선방안’도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건전한 자본시장 형성을 위해 좀더 솔직해 질 필요가 있다. 상장사에 대한 눈치보기를 그만하고 과감하고 솔직한 리포트를 내놔야한다. 또 금융당국은 좀 더 좋은 카드로 증권사들을 변화 테이블로 이끌기를 바란다.
 
신항섭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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