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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추적하는 빅데이터)"우리는 오늘 당신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
2017-09-21 06:00:00 2017-09-21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서울 여의도의 30대 직장인들이 매년 여름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30·40대 여자 직장인들이 하루 중 모바일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궁금해서, 혹은 창업을 계획한다면 한 번쯤은 던져볼 질문들이다. 과거에는 짐작으로 예상하거나 주위의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대략 사실관계를 추정했다. 하지만 이젠 데이터가 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준다. 여의도라는 특정장소에서, 30대 직장인이라는 특정세대가, 매년 여름이라는 특정시기에, 어떤 음식을 먹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는 순간부터 데이터는 쌓인다. 지하철의 교통카드 사용기록, 기지국을 통한 통화기록, 스마트폰 검색 내역, 카드결제 내역, 멤버십 포인트 사용 내역 등 소비자 한 명이 쏟아내는 데이터만 무궁무진하다. 매일 이렇게 쌓이는 데이터는 기업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다. 고객의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다음 서비스를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설 수 있다.
 
 
기업에서 다루는 데이터의 규모는 기가바이트(GB)를 넘어서 테라바이트(TB), 페타바이트(PB), 엑사바이트(EB) 등으로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데이터 생성 속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1분마다 4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이미지와 동영상, 글을 올린다. 구글과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는 하루에 수억건 이상의 검색어가 입력된다. 
 
이처럼 생성과 유통, 소비가 빠르게 일어나 기존 방식으로는 관리와 분석이 매우 어려운 데이터 집합을 빅데이터라 부른다. 하지만 이를 분석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빅데이터는 아무 의미가 없다. 때문에 최근의 빅데이터는 데이터 자체는 물론 이를 관리·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조직, 관련 기술까지 포괄하는 용어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3억달러(약 30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922억달러(약 104조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빅데이터 경쟁력은 비단 IT기업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전 산업 분야에서 소비자가 쏟아내는 데이터를 보관하고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동시에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초 자산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AI 엔진을 만들어도 양질의 빅데이터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다양한 대규모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엔진이 학습하며 더 똑똑해진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밑거름이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경쟁에서 이미 우위를 점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한 고객 편의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포털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ICT 기업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쌓으며 추격에 나섰다. AI 플랫폼 생태계 확충에도 열심이다. 양질의 데이터는 고객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AI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결국 빅데이터 시장에서의 승자가 AI 시장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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