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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격전장 '전기차배터리'도 중국 추격
기술력 우위 불구 생산력 격차 확대…막혀있는 중국 진출에 답답
2017-08-21 14:46:04 2017-08-21 15:10:15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차세대 격전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매섭다.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에 있어 상대적 우위를 보이지만, 방대한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기세는 얕볼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다.
 
2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계 1위 BYD는 최근 3년간 매년 6GWh씩의 증설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14GWh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오는 2020년에는 34GWh까지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BYD를 비롯해 CATL과 옵티멈나노, 궈쉬안, 코스라이트 등 현재 총 45GWh의 반기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상위 5개사의 2020년 증설 목표 합계는 155.5GWh에 달한다.
 
중국 광둥성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BYD 전기차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업계에서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를 감안할 때 한국이 향후 3~5년 정도의 품질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 국내 배터리업계 양강으로 꼽히는 LG화학과 삼성SDI는 현재 글로벌 TOP 5의 입지를 점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전담부서 설립 등 속도감을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3사의 올 상반기 총 생산능력은 20GWh 정도로, 생산 규모 측면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생산능력이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커져가는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현재 누적 100만대가량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오는 2020년까지 총 500만대 보급 계획 아래, 매년 50% 이상의 시장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지 토종 업체들의 공격적 증설 행보 역시 이처럼 든든한 정부 지원책과 시장 로드맵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 업계도 잰걸음이다. LG화학은 오는 2020년까지 최소 3배 이상의 생산능력 증대를 목표로 내세웠고, 삼성SDI는 내년 본격 가동이 예상되는 헝가리공장을 통해 연간 5만대 분량에 달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추가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내년까지 현재의 4배에 달하는 생산능력 확대를 계획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빠른 추격세를 감안하면 업계의 답답함은 크기만 하다. 무엇보다 사드 여파로 중국 당국의 규제가 대륙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를 기반으로 기세가 오르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중국 진출이 막혀있어 쉽지만은 않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5GWh에 불과했던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110GWh, 2025년에는 최대 1000GWh까지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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