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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첫 시험대 오른 문재인정부
'허니문' 끝나며 국정능력 중대고비…전 정부들 '광우병·세월호·메르스'에 동력상실
2017-08-20 16:10:41 2017-08-20 16:17:1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이 커져가는 가운데, 지난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재인정부도 본격적인 국정운영 능력 시험대에 서게 됐다. 소위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서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보다 냉철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70~80%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는 전임 정부와 크게 차별화되는 ‘대국민 소통행보’ 효과도 있지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와 함께 일종의 허니문 효과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이제 취임 100일을 지나면서 언론과 대중의 허니문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또 인사잡음 등 각종 논란에도 ‘대통령직 인수위 없이 급하게 출범한 정부’라는 이유로 일종의 암묵적 양해를 받았던 것 역시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살충제 계란은 모든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대북정책·탈원전 정책, 소득 수준과 계층에 따라 이해관계가 갈리는 부자증세·부동산 정책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일각에서는 정권 초반 국정동력에 일정 영향을 주는 ‘임기 초반 위기 징크스’가 이번 역시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실제 노무현정부는 '이라크 파병' 문제로 흔들렸지만,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에 대한 신속한 대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명박정부는 ‘광우병 파동’에 안이하게 대응해 국정운영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 박근혜정부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한 방송에서 “살충제 계란 문제는 (문재인정부 내각이) 유능한 내각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범정부적으로 종합관리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18일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등 참모들과 오찬회의를 갖고 총력 대응을 재차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직접 관련 대책을 발표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살충제 계란 문제는 역대 정부기간 쌓였던 적폐가 일시에 터진 측면이 크다”면서 “문재인정부가 확실한 적폐청산에 나서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운다면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어설프게 대응하면 오히려 국정동력이 훼손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련된 ‘살충제 달걀 긴급대응본부’에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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