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잠잠'…'눈치보기' 전환
업계, 여론전으로 가닥 "전면전은 피하자"…미래부도 여전히 복지부동
입력 : 2017-07-17 18:28:19 수정 : 2017-07-17 18:28:19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떠들썩했던 통신비 인하 방안이 잠잠해졌다. 이동통신 3사가 눈치보기에 돌입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복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영민 신임 장관이 거듭 통신비 인하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업계 반발을 의식한 관료들의 신중함에 정책 집행이 더뎌지고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일단 통신업계는 여론전을 펼치는 한편 눈치작전으로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통신비 절감 대책은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공공 와이파이 확충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통신요금 감면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 최대 4조6000억원의 가계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통사들은 적자전환까지 우려된다며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개입을 지적하고 있다. 정책의 토대가 되는 관련 법령이 부재한 데다, 위헌 소지까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데다, 정부가 실행 의지를 강하게 천명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17일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선뜻 반발하고 나서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와 통신비 인하에 대한 여론 지지 등을 감안하면 마지노선을 재구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총이 정부의 정규직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가 호되게 당하지 않았느냐"며 "할 말은 많지만…"이라고 말을 줄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지배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나서주길 은근히 바라고 있으나, SK텔레콤도 행정청구소송 수준으로 대응 수위를 한껏 낮추는 기류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언론과의 접촉 면을 넓혀 여론전에 나서는 한편 대관력을 총동원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쪽으로 대응의 가닥을 잡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여론전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정부 대책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이로 인한 투자 손실 등 국가경제의 부담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도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며 "곧 출범할 사회적논의기구에서 최대한 업계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3사가 물 밑에서 조율 중"이라고 귀띔했다.
 
미래부는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며 '소극적'이란 지적에 직면했다. 국정기획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여전히 업계 이해를 대변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래부는 부실한 통신비 대책에 국정기획위로부터 거듭 질타를 받았으며 끝내 보고를 거부당하는 보이콧 사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정기획위로부터 "누구를 위한 미래부인지 모르겠다"며 "공약을 이행하려는 진정성 있는 태도가 없다"는 지적까지 들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유영민 신임 장관은 지난 11일 취임식에서 "중장기적으로 통신비를 줄여야 한다는 원칙 아래 요금 인하를 추진하겠다"며 단기간에 끝날 싸움이 아님을 시사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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